코로나, 엄마, 그리고 리부트!

책 <김미경의 리부트>를 읽고 나서.

by 말선생님


"이번 상반기는 코로나가 다 집어삼킨 것 같아." 6월의 마지막, 그리고 7월이 되면서 지인들과 가장 많이 했던 대화였다. 처음 마주하는 심각한 팬데믹을 통해 우리 모두의 상반기가 지나갔다. 거리의 봄 냄새, 여름 냄새를 맡는 것, 누군가와 만날 때 악수하며 포옹을 하는 것도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



상반기를 지나며 꼭 읽고 싶은 책이 있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강사님, 작가님, 나는 등록하지 않았지만 유튜브 대학의 학장님, 김미경 선생님(나는 이 호칭이 제일 편한데)의 <리부트> 책이었다. 너무 기대가 되어서 예약 구매까지 했다.


나를 다시 리부트 하는 것.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들었던 생각은 '리부트'는 꼭 코로나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프리랜서, 자영업자,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에게 던지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주변을 돌아보아도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기쁘지만 때로는 무겁고 슬픈 사실은 아이는 '엄마'를 원하고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엄마에게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이가 학교에 가기 전에 혹은 사회에 나가기 전에 다져두고 싶은 엄마의 일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부트 책 안에는 작가님이 많은 신문, 책, 연구를 통해 정리해주신 4가지 리부트 공식이 나온다. 나는 몇 가지를 잘 실행해두고 혹은 준비해두고 있는지 작은 노트에 적어가며 점검해 보았다.


온 택트(On tact) : 온라인을 기반으로 블로그는 3년 정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수익 창출은 크지 않지만 <말 선생님>은 나만의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 머릿속에 계획은 가득한데 이 계획이 정리가 아직 되지 않았다. 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다.

인디펜던트 워커(Independent worker): 이 또한 조금씩 실행해가고 있는 단계. 주변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언어치료 일을 시작한 분들과의 연결고리를 점점 만들어가면서 나만의 무언가를 독립적으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안전(Safety) : 온라인을 기반으로 진행된다면 무리가 없겠지만 아직 현재로서는 1대 1 대면 수업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작가님이 나에게 주시는 힌트가 담긴 공들을 내가 어렵게 잡기는 잡았는데 그 공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고, 읽은 대로 실천한다면, 당장 무언가 준비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나의 글을 몇 번 읽어보신 독자님들께서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지만 나는 남의 영향, 남의 눈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연애, 결혼, 출산을 통해 아주 조금씩 나의 가치관이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러다가 만난 5월의 코로나 대확산은 1.5배속 또는 그 이상의 빠르기로 가치관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가 계속될 거라는데 어떻게 하죠?
계획 혹시 있어요?


이러한 질문을 하면 내 주변의 반응은 이러했다.


코로나 이제 좀 괜찮아지지 않았나?
요즘 일하는 곳에 아이들 그래도 오지 않아?
안전을 지켜가면서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지, 어쩌겠어.
에휴, 뭔가 해보고는 싶은데, 잘 모르겠어.
당장 언어치료가 온라인으로 하면 아이들이 집중을 잘할까?
안될 것 같은데.


방법이 없을까. 고민이 끝이 없었다. 3월에도 불안감에 이른 아침 6시면 눈이 떠졌는데 앞으로 계속 그러한 일상을 보내야 하나?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브랜딩, 자기 계발,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대해 쓴 책이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 중 하나는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지켜내라는 것이었다. 내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육아'였다. 아이를 지켜 내면서,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을 지켜 내면서(일을 한다면 온전히 지킬 수는 없겠지만) 온라인 안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내가 찾은 틀이었다.


그리고 남들도 다 알고 있는 '브랜드'를 이제 정말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의 중요성은, 브랜딩의 중요성은 대형 서점만 하루 다녀와도 알게 된다. 서점 매대에 가득 채운 브랜딩 관련 책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지 않을까? '나만의 브랜드는 무엇일지'.


이 브랜드를 지켜내기 위해, 또 더 단단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의 조율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싱글이었다면 두 가지를 어떻게든 지켜나가려고 했겠지만 나에게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나에게 하원 이후인 4시 혹은 퇴근 이후인 6시 이후로 나만의 시간을 자신이 잠이 들 때까지는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어쩌다 핸드폰을 볼 수 있는 10분의 시간을 줄 때도 있지만, 잠시 핸드폰을 확인하려고 소파에 누우면 방 안에 있다가도 쪼르르 달려와 "엄마, 핸드폰 하지 마"라고 말하는 아이를 키우며 해 나아갈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정리하는 게 필요했다.


아이의 육아가 무너진 상황에서 일이 잘 된다 한들, 다시 육아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걸 주변에서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라도, 1순위는 '아이'였다.


사진으로 보니 더 '악필'이다.


<나만의 리부트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 두 번째 실천 사항이었다. 뉴스를 보는데 정치적인 색이 각 언론사마다 들어간 게 탐탁지는 않았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는 눈을 키우는데 뉴스만 한 것이 없기에 관심 뉴스에서 '연예' 대신 '경제'를 넣었다.


사실, 처음에는 원망 섞인 마음이 먼저 들었다. 나는 왜 하필 아이들을 직접 만나는 직업을 선택한 걸까? 그런데 내가 이런 원망을 표출하기 이전에 나보다 더 대면으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고, 그분들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갔는지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나를 반성하는 시간 또한 가질 수 있었다. 아마 우리 모두가 막막할 것이다. 이미 온라인으로 기반을 오래전부터 다져오지 않았던 이상은 낯설고 막막하고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sns나 블로그를 통해 내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었지만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궁금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작가님께도 dm을 보내보고('좋아요'를 눌러주셨더라지!) personal branding을 하시는 분의 라방을 챙겨보면서 질문을 남기고 답을 받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정말 '실력'만 남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이 또한 김미경 작가님 뿐 아니라 모든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공통분모 중 하나이다. "나 서울 어디에 살아.", "나 어디 대학 나왔어." 이러한 한국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지역, 학벌 우월주의가 무너질 기회가 오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누군가에게는 지금이 골든타임이 될 수도 있다.


나에게 배경이라는 걸 제거했을 때(좋은 배경도 아니지만), 내가 브랜드가 되는 것. 내가 해외에 나가 있든, 지금 사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든, 무엇보다 아이로 인해서 일이 어려워질 때도 아이가 잠든 사이에 할 수 있는 내 일이 있다는 것. 이만큼 행복하고 기쁜 게 또 어디에 있을까?


작가님은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다. 당신이 강의를 처음 나갔을 때에도 이미 수많은 명강사들이 많았다고. 생각해보면 나 또한 그랬던 것 같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언어치료 관련 블로그는 많지 않았지만 이미 나보다 더 자신의 전문성을 브랜딩 하는 선배들이 많았고 아기자기한 콘텐츠들로 블로그를 잘 꾸미는 20대 선생님들도 있었다. 그래도 꾸준하게 무언가를 올리고 수정하고 어떤 글에 조회수가 많은지 분석하면서 나만의 집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어찌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까.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일을 하더라도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은 아이가 자랄수록 신의 영역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아이에게 내 일로 인해 적어도 마음의 상처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아이가 아프면 오늘 출근을 못하는데' '내일 중요한 일이 있는데 아이 때문에 돌발상황이 생긴다면..' 이러한 불안감을 안고 잠자리에 드는 삶 자체가 너무 불안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미경의 리부트> 책은 코로나 시대를 겪은 우리들에게 작가님이 주시는 힌트가 많이 담겨 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각자 잡은 공 안에 들어있는 미션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또한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책은 읽고 실천하지 않으면 그 책을 다시 꺼내보기 전까지는 잊어버리며 살게 된다.


요즘처럼 내 수업에 오는 아이들이 다시 많아지고 신규 상담이 늘어나고 있을 때는 주어진 일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도 바쁘다. 그런데 근처에 확진자가 나오게 돼서 기관이 쉬게 된다면, 혹시나 아이에게 일이 생긴다면, 또다시 책을 꺼내보게 될 것이다. '아, 그때가 기회였는데.'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면 이미 나보다 더 먼저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누군가를 보며 '진작 할걸, 나는 이제 안 되겠네, 늦었네, 나에게 무슨 아이디어가 또 있지' 생각하며 좌절하게 될 것이다.





<김미경의 리부트> 책은 올해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를 시작하면서 만난 최고의 책인 것 같다. 전제는 '실천만 한다면' 6월부터 브런치 작가 활동을 시작했는데 책 안에도 '브런치'가 나와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생각해보는 나는 어렸을 때에도 글을 쓰는 걸 좋아했었는데 글을 쓰는 걸 사람들이 '감성적이다', '소심하다', '시간이 많다'라고 볼까 봐 두려워서 잠시, 아니 오랜 기간 동안 접어두었던 것 같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며 글쓰기를 시작하니 오래 방치해두었던 무언가를 다시 꺼낸 것처럼 하루하루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