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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연대'가 필요한 시대.

정보가 넘치는 시대가 더 힘이 드는 이유.

by 말선생님

우리는 과잉 정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출산을 할 당시에도 정보가 넘쳐났는데, 7~8년이 흐른 지금은 몇십배는 더 많은 육아 정보가 생겨났어요. 인플루언서의 수도 증가하고, 때마다 다양한 육아템들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7세고시'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였는데요. 이또한, 아이의 사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실행하는 경우가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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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참 편리해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더 깊숙하게 들어가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립 청년은 2021년 기준 21만명이었다고 해요(출처 : 리커넥트, 누구나 한번은 혼자가 된다, 장재열 지음). 그렇다면 지금은 더 그 수치가 늘어났겠지요.


제가 온라인 언어상담을 진행하던 2021년도에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시골로 이사를 온 양육자분들이 계셨어요. 당시에 코로나라 더 외출이 제한되기도 했지만, 우울감과 고립감에 힘듦을 호소하셨어요. 언어발달 촉진 방법은 알려드릴 수 있지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고립에 대한 조언은 왠지 속 시원한 답변을 드리지 못한 것만 같았어요.


요즘 육아 공동체가 있는 지역도 있지만, 이웃과 데면데면한 경우도 있고,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 이웃의 얼굴을 다 알지 못하기도 합니다. 20~30년과는 비교도 안되게 바뀐 문화이지요. 분명 제가 성장하던 시절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이웃을 통해 인사를 배우고, 이웃간의 정을 배우고, 사회성을 키우던 때는 이제 추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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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 양육 현장에서도 드러날 수 있고, 누구나 경험할 수 있지요. 출산 이후에 몸이 퉁퉁 붓고, 외출이 제한되던 때에는 반 강제적으로 갇히게 되기도 하고요. 막달까지만해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거나 소소한 외출을 하던 엄마의 경우, 깊은 우울감과 단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아이에게 언어 자극을 전해주기는 에너지가 부족할 거예요.



그동안 앞서 대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오늘은 사뭇 다른 주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대화는 상대방의 필요를 캐치하는 능력이 중요하잖아요. 오랜 친구에게 연락할 때, 가까운 지인에게 연락할 때, 매일 밥먹듯이 연락하는 친구에게, '얘는 말 안해도 잘 사는거 아니까' 이런 마음보다는 따스한 응원을 전해보세요. 생각지도 않은 연락에 힘을 얻고,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하루가 행복해질 수도 있을 거예요.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작 나에게 필요한 것을 알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정보를 알아낼 힘조차 없는 엄마들도 분명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께 어떠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요? 책을 읽을 에너지가 없는데 제가 쓴 책을 읽어보세요 ! 전해드리기도 송구한 마음이에요.


우리 사회에 관심과 느슨한 연대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 글이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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