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가져다준 것 : 예민함.

말 한마디가 무거워졌다.

by 말선생님

다시 한번, 코로나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탓도 탓이지만 아이들도 어른들도 마음 밭이 거칠어지고 있다. 작년 이맘때에도 더위와의 싸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가을을 기다릴 수 있었고 잠시 국내든 해외든 머리를 식히러 나갈 수 있었는데.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코로나는 마음을 돌볼 겨를은 더욱 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들은 한 학기째 온라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방치가 되었다. 모두가 방치된 것은 아닐 것이다. 각자의 여건에 따라 사교육을 더 받았을 수도 있고 직장 일정이 조절되어서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났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어갈수록 아이들은 부모의 통제가 어려워진다. 미디어란 그런 존재가 아닐까. 영양 가득한 음식이기도 하지만 그 음식이 중독성과 가끔 좋지 않은 조미료도 들어가게 된다면 점점 영양가보다는 '중독'에 길들여질 것이다.


3~4월까지는 온라인 수업을 하고 나면 아이들의 무기력함이 단순히 수면 패턴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얼굴을 마주하고 관계하는 방법,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면서 대화하는 방법, 교사의 지시를 따르고 자신의 욕구를 통제하는 방법을 잃어가고 있었다.


육아 또한 마찬가지다. 아직은 아이가 가정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서 긴급 보육이 가능하지만 만일에 3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맞벌이 부모들은 일을 조정해야 하고, 곳곳에서는 '엄마'라는 이유로 일을 조정함에 따른 눈치가 따를 것이다.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은 집 앞 탄천이 전부. 여름이 되면 꼭 보여주고 싶었던 바닷가도 보여주지 못했다. 지지난주에 장마를 뚫고 보았던 계곡이라도 가지 않았더라면 아이의 눈 속에 들어온 자연은 엄마와 산책하는 동안에 보는 곳이 전부가 된다.


자영업자들의 타격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 예식장 취소 뉴스를 보면서 우리의 결혼 준비 시절을 생각해보았다. 기억하기로는 웨딩 박람회에서 마음에 드는 웨딩 플래너, 즉 업체와 계약을 맺게 되면 플래너가 연결해주는 여행사, 드레스 업체, 메이크업 업체들을 따라갔던 것 같다. 직장일이 워낙 바쁘기도 했고, 선택에 에너지를 쏟지 않기 위해서 플래너와 계약을 맺었던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플래너가 주는 선택지 중 한 곳을 고르면 다음 단계의 일이 진행되었다.

코로나 속에서 웨딩 업체와 여행사는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약하는 사람이 없으면 당연히 연결되어 있는 업체들과도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당연히 가지 않아야 할 곳인 실내 pc방, 노래방들 그리고 요즘은 배달해서 먹는 음식점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를 지나면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모두가 예민해지는 시기에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불쾌감을 주는 말을 자제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그 말을 받아들일 때 약간의 찜찜함이 남는 정도였다면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그 말은 상대방의 하루, 혹은 며칠을 망가뜨려버리는 말이 될 수도 있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에게도, 이 시기에 일을 해야만 하는, 자신의 가게를 운영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도 조언보다는 응원의 말 한마디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무조건적인 온라인 노출의 통제보다는 저녁 즈음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함께 잠시나마 산책을 다녀오는 것도, 산책하는 동안 가볍게 일상을 나누는 것도 척박해진 마음에 단비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영유아의 경우는 가정에서 엄마와 아빠가 문화센터 선생님처럼 프로그램을 짜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존재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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