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다시 심해지면서 이곳 저곳에서 여러가지 걱정이 들려온다. 나 또한 오후 수업들이 모두 취소가 되어서 이렇게 아이 하원 전에 글을 쓰고 있다. 수입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수업 취소는 아이 엄마인 나에게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지만, 마냥 반갑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3월, 아무 대책 없이 집 앞 하천을 산책하던 때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걸까.
그래도 그때와 달라진게 있다면 날씨가 매우 더워졌다는 것, 마스크가 익숙해졌다는 것, 온라인 안에서 조금씩 집을 짓고 있다는 것. 이 정도인 것 같다.
30개월인 아이는 여전히 집에서도 엄마를 찾는다. 아빠가 해주어야 하는 역할, 엄마가 해주어야 하는 역할을 머릿속에 정확하게 구분지어 놓은 것 같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양치질을 해주고, 씻겨주는 것은 아빠의 역할이고 역할놀이를 해주고, 블록으로 집을 지어주는 것은 엄마의 역할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진 속에 나오는 도형 만들기 블록은 아빠와 더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 신랑 또한 아이와 신체적으로 놀아주는 것보다 도형을 만들거나 숫자를 알려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지난 3월도 그랬지만 가정보육을 하게 되면 엄마의 역할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재택 근무를 하더라도 방에서 잘 나오지 못하는 남편이 많다는 글이 지역 맘카페에서 종종 보인다. 나 또한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지만 출퇴근을 온라인으로 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보니 아이의 가정보육에 있어서 엄마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가정보육 안에서 아이와 잘 놀아주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매번 부모상담을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가정에서 아이와 놀아주는 것은 SNS 속 사진처럼, 그리고 육아서처럼 그렇게 교과서 적이지도 않고 환상적이지도 않고 아름다운 결말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들의 기질이나 집중력 또한 각자 달라서 어떤 아이는 블록놀이를 30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할 수 있다면 어떤 아이는 5분도 앉아있지 못하고 다시 일어나서 나가자고 보챌 수도 있다. 역시나 중요한 것은 엄마의 마음, 엄마의 컨디션이다. 아이의 자주 변하는 마음, 치워도 또 치워야하는 집안 일, 장난감 정리를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
3~4세 아이들과의 놀이에 더욱 더 초점을 맞추어보자면, 놀이 안에서 언어자극을 주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엄마의 머릿속에 어떻게 놀아주고 어떤 자극을 줄지 그려놓았더라도 그 주도권은 항상 아이가 가지고 있도록 마음을 비우는게 첫 단추를 채워가는 단계다.
어떠한 언어자극을 꼭 주고 싶고 그 단어를 알려 주고 싶지만(예 : 도형놀이 : /끼워, 빼, 쌓아, 붙여, 접어/ 등의 어휘들), 아이는 오늘은 그림 그리기, 색칠하기가 더 끌릴 수도 있다. 놀이가 공부가 되는 순간 아이는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언어자극 놀이는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놀이'라는 것을 늘 기본틀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조금 더 현실적인 팁을 적어보자면, 아이와의 놀이 시간에 집안일은 잠시 접어두는게 좋다. 살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다음의 일이 계획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으니까 우선 설거지를 한 후에 빨래를 널자. 그런데 아이가 놀아달라고 하니, 지금은 설거지를 먼저 하고 아이와 놀아준다면 빨래가 다 되는 시간이 얼추 맞을 것 같다.'
온이야, 잠깐만~엄마 설거지만 하고 갈게!
엄마에게는 '잠깐'의 시간이 아이에게는 불확실하고 추상적인, 막연한 기다림으로 생각될 수 있다. 결국 기다리다가 아이의 짜증으로 놀이가 마무리가 되어서 집안일도 아이와의 놀이도 제대로 마무리된 것이 없는 것 같은 찜찜함을 느껴본 적이 엄마라면 한번쯤은 있을 것 같다.
온이가 /피자/라고 이야기하며 만든 작품.
아이를 키워보기 전까지는 엄마들이 왜 가정보육을 두려워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과의 40분 수업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이 정도 생각으로 예측을 해보아도 크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아이의 의사가 분명해지고 어떠한 행동에 대한 요구가 분명해지면서 엄마는 점점 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바쁘게 돌아간다. 중요한 연락이나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 카톡은 잠시, 아이가 자고 난 이후로 미루어 두어야 하고(아이가 낮잠을 자지 않는다면 밤 9시 이후가 되지 않을까!), 책 한장 제대로 읽을 틈이 없다.
코로나 시대 아래,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자연을 알려 주면서, 그림책의 즐거움을 알려 주면서, 나의 일도 지켜낼 수 있을까. 어쩌면 나의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다 움켜쥐고 있으려면 적어도 잠이나 풍족한 식사 중 한 가지는 포기해야 가능할 것 같으니 말이다.
* 가정보육의 가장 좋은 친구 한 녀석을 소개하자면, 나는 마카롱 택배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간식으로도 꽤 든든하고, 인절미나 말차맛은 크게 달지도 않다. 단점은 아이가 커갈 수록 마카롱 이름도 함께 알아간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