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충전소.

카모메 그림책방에 아주 잠시 들른 이야기.

by 말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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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원 두 시간 전,

망설임 끝에 무작정 지하철을 탔다.


수서역에서 그냥 양재로 가서

좋아하는 디저트만 사 올까,

고속터미널로 가서 가격이 착한

가을 옷들을 사 올까 고민도 되었지만.


강을 건너는 경계인 성동구 금호역.

동쪽으로 갔다.


너무나 가고 싶었던 공간.

신랑이 잠시 살았었다던 동네.

금호동 언덕은 가파른 길이었고,

마을버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뚜벅이에게는.



그래도 뚜벅이 었기에 오며 가며

독립서점, 꽃집, 카페, 시장의 모습도

눈에 담을 수 있다.


그림책방은 냄새가 참 좋다.

맞이해주시는 눈인사, 책 안내,

짧게 오가는 대화에서,

그간 일과 육아로 인해 쌓인 찌꺼기들이

제거되는 듯한 기분이다.


그림책 전문가 선생님께서

7세 아이들을 위해 추천해주신 그림책들.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아이 하원을 위해 서둘러 나왔다.


마스크가 원망스러웠지만.

금호동 언더길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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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누구에게나 힘든 가을이다.

일하는 엄마도, 육아만 하는 엄마도,

그냥 이 시기를 보내는 우리에게는,


자신만의 충전소가 필요한 것 같다.

심지어 말도 못 하는 기계들도 매번

충전이나 재부팅이 필요한데.


바쁘고 지친 일상에 가려져서,

마스크에 가려진 채,

그냥 지나가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기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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