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감정을 느낄 수 있냐구요?

봄. 그대가 오는 길. 설레이시나요?

by 마음자리

봄입니다. 저희 집 마당에는 개나리가 활짝 폈습니다.

한 3주 경청을 이야기하니 언제까지 경청하나 싶으신가요?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좋아지길 바라신다면

내 이야기를 내려놓고 상대를 보고 관찰하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엄마가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내가 옷을 바꿔 입은 걸 알아차리네?

어? 어떻게 알았지 말도 안 했는데?

나에 대한 조용한 관심을 보내주는 시간이 지나야

멀어진 부모와의 관계가 조금씩 변화합니다.


당장에 급한 부모님들은 이게 속이 탑니다.

빨리 좀 알아들었으면 좋겠고

얼른 제정신 차렸으면 좋겠다 싶으시겠지만

내가 멈춰서는 만큼 알게 되고

내가 기다리는 만큼 오는 것이

사춘기 시절 갈등 속에서 관계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동안 많은 것들을 듣고 관찰하셨나요?

깊이 듣게 되면, 보게 되면 느껴집니다. 그들의 감정이.

봄꽃을 가득 보고 있으면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경청에서 공감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공감. 감정을 함께 공유하는 일.

공감을 시작하기 전에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정을 느끼시나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감정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나요? 하시겠지만

집단상담을 하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모 그렇게 좋은 것도 없고, 그렇게 슬플 것도 없어요. 그냥 그런데요.


그러니까요.....

근데 정말로 내가 슬픈지, 기쁜 건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울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울지 말라고 배웠거든요.


우리에겐 다양한 감정의 언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50년에 전쟁을 겪었고 가난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오랫동안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여 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왔죠.
1등이 되어야 했고, 뒤처지지 않았아야 살 수 있었던 시간들.
한때 밥을 못 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식사하셨어요?'가 우리의 인사말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좀 철없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쳤죠. 울지 말라고. 분명하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제발 좀 똑똑하게 굴라고.
성실하고 근면하게 반듯하고 명확하게 사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
올바른 삶의 태도라 여겨왔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아파하고, 깔깔거리고 좋아하고,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밝은
수많은 감정과 정서들은 그 표현과 소통에 일정 부분 제한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감정은 또 다른 표현 언어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감정 언어의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제는 질 좋고 튼튼한 물건이 팔리는 시대가 아니고
마음이 가고 스토리가 있는 흥미로운 물건들이 팔립니다.

똑똑하고 스마트한 일들은 이제 컴퓨터가 사람보다 더 잘합니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들. 감정을 느끼고 소통하고 함께 연대하고 위로하는 일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원래 정서적인 문화가 더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정서적인 표현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표현하려고 애쓰다 보면
정서가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해 짜증이 되고 갈등을 일으키게 되죠.

나 속상해. 이렇게 말하고 울면 될걸. 주변에서 뭐라고 하니까
왜 속상한지 속상함을 참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하면 짜증 나거든요.
그리고 어떻게 표현해도 그 마음이 다 전달되지 않으니, '아! 됐어! 그만해!'
결국엔 소통을 포기하게 됩니다. 감정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상담실에서 눈물을 보이면 죄송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감정을 보이면 왠지 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감정. 진실의 언어입니다.
속이기 어렵죠. 마음을 연결하는 언어입니다.
모두의 존재에게 존재로 말하는 언어들
행복함, 따뜻함, 슬픔, 두려움. 즐거움. 아늑함...
수많은 감정들은 우리를 생기 있게 하고 그 존재를 존재로서 충분하게 합니다.

모든 것이 웬만큼 있음에도 행복하지 않은 건
무엇이 부족해서만은 아닐 겁니다.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가 행복지수가 아주 높거든요.
즐겁게 만족하는 것. 속상해서 우는 것.
정말 제대로 누려본 적이 많으신가요...

우리의 아이들은 감정의 시대를 살아갑니다.
느끼지 않고 열심히 일하도록 훈련받은 우리들이 그들에게 다가가려면
설레이고 두려워하고 행복하게 웃고 슬퍼 우는 것을 우리는 연습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공감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먼저 감정을 느끼는 것에 대한 편견을 알아차리십시오.

생산성의 시대가 가고 감수성과 영성의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의 자녀에게

정서는 그 시대를 살아갈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


봄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잠시 내게 그저 느끼는 시간을 허용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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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심리상담연구소 心地에서 진행하는

부모성장학교 '따뜻한 말 한마디'프로그램의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좋은 부모로 성장하고픈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유합니다.

100일 지성을 올리는 정성으로 함께 해주시면

분명 우리 안에 삶의 변화가 일어나리라 기원을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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