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에 각인된 것들이 나를 사람의 길로 이끌어주리라 믿습니다.
이사님께 살의 의미는 어떤 걸까요..
내 삶의 의미는 그때그때의 시절 인연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아닌가 싶어요.
관념 없이 선입견 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거요.
시절 인연. 수경 스님께 배운 말인데 맘에 들어요.
사랑할 땐 사랑하고 화낼 땐 화내고,
기다릴 땐 기다리고 열심히 일하고 그거 아닌가 싶어요.
그때그때, 그날 그날
이념이나 개념이 삶을 주관하지 않도록 마음을 쓰고 있어요.
시절 인연. 수경 스님께 배운 말인데 맘에 들어요.
사랑할 땐 사랑하고 화낼 땐 화내고,
기다릴 땐 기다리고 열심히 일하고 그거 아닌가 싶어요.
[말아톤]이라는 영화 있었죠. 봤어요?
자폐를 가진 이가 마라토너로 달리는.
인식을 잘 못하니까 엄마가 그를 데리고 산엘 가요.
산에 올라가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안고 팔을 올리고 같이 바람을 몸으로 체험하게 해줘요. 엄마가.
나중에 그가 혼자, 엄마의 꼼꼼한 관리를 벗어나 마라톤을 하러 가죠.
엄마가 가지 말라고 하는데 가버렸죠. 독립이죠.
독립해서 갔는데 그래도 그냥 자기가 알고 있는 생각으로 시작하긴 했는데
20 킬로미턴가 25킬로미턴가, 육체의 한계를 넘어가는 순간, 의식은 사라지고
그냥 패닉이 일어나죠. 그때 막 물을 뿌려요.
물을 맞고 뛰어가면서 바람. 엄마와 같이 맞았던 그 바람을 타고 골까지 뛰어가죠.
독립할 수 있었던 힘은 엄마로부터 잘 가르쳐진 훈련 덕분이겠죠.
하지만 그가 경기에 뛰어들게 한건 뭔지 모르지만
자기 내면에 꿈틀거리는 자유의 바람이겠죠.
출발은 했어요. 그동안 훈련된 것으로 잘 뛰어가지만
그러다 몸의 한계를 겪고 모든 것이 무너지고
도저히 목표까지 갈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되어 버릴 때 그때,
이론으로 배우고 이념으로 인지된, 학교가 가르쳐준 그런 게 아니고
엄마와 놀이 비슷하게 했던 물장난, 엄마와 산에서 함께 느꼈던 바람
그 바람이 불어오니까 자기도 모르게 마지막까지 힘차게 달리게 되는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개념이나 인지적인 것이기보다
흙, 바람, 물, 태양을 소중하게 대하고 느낄 수 있는
말로 생각으로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으로 체험되어 몸의 세포 속에 각인되는. 그 힘.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아무리 힘들어도 무의식 중에 자기 발로 집을 찾아가듯이
온몸의 세포에 각인된 것들이
나를 생명의 길, 평화의 길, 사람의 길로 가도록 이끌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해요.
오체투지는 몇 분의 수도자의 몫이 아니잖아요.
좀 더 대중화돼서 많은 분들이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왔던 곳을 돌아가는 것. 진정성을 회복하는 것요.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개념이나 인지적인 것이기보다
흙, 바람, 물, 태양을 소중하게 대하고 느낄 수 있는
말로 생각으로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으로 체험되어 몸의 세포 속에 각인되는. 그 힘.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아무리 힘들어도
무의식 중에 자기 발로 집을 찾아가듯이
온몸의 세포에 각인된 것들이
나를 생명의 길, 평화의 길, 사람의 길로 가도록
이끌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해요.
그 진정성에 대해서 제가 할 말이 많아요. 특히 불교요.
좀 공격적으로 느껴진다 해도 알아서 써주세요.
지금 수천만 마리의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죠.
(인터뷰 당시 광우병으로 인해 수천만 마리의 동물들이 살처분되고 있었습니다 편집자 주.)
삼보에 귀의한다고 하잖아요.
부처님께 귀의하고 부처님 말씀에 귀의하고 스님께 귀의하고
근데 불교에서 가장 금하는 게 살생이잖아요.
소 돼지가 350만 마리, 닭오리가 550만 마리 물고기가 100만 마리
거의 천만 마리의 생명이 죽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왜 수행자들이 꼼짝도 하지 않는지.
불자들이 귀의한다는 삼보가 이념, 개념이 된 거죠.
내 말이 너무 심한 가요?
차라리 땅에 귀의하고 엎드려 몸으로 낮아지는 오체투지가
차라리 삼보에 귀의하는 일인 것 같아요.
내가 출발한 곳으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거요.
아... 근데 이렇게 까지 진정성을 가지고 호소했는데 왜
사대강은 왜 이렇게 막 망가져가는 건지...
죄 없는 동물들은 왜 이렇게 생매장을 당하는 건지.
정말 마음이 아파요.
기도-평화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의 길..오체투지순례단 | 비오는 날의 평화 - Daum 카페
오후에 그리도 기다리던 비님이 오셨습니다.
너무나 반가운 비소식이지만
순례단은 마음이 분주해 집니다.
챙겨야 할 다른 물품들이 많아져서 이기도 하지만
속도가 빠르고 차량도 많은 17번 국도에서
비가 내리면 더 위험해지고 긴장되기 때문입니다.
비님이 오셔서 일까요...
차소리는 더욱 웅장하고 무섭습니다.
때로는 경적을 크게 울리며 지나가는 길에
깜짝 놀라 가슴이 뛰기도 했습니다.
돌아가는 커브길
미끄러운 빗길에 행여 사고나 나지 않을지
신부님 스님 장갑이며 옷들이 흥건하게 젖어
마치 빗속에 헤엄치듯 땅을 기어가십니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인지...
이렇게 수많은 위험을 곁에두고
천천히 땅을 기어가다니...
두렵고 힘들꺼라 생각했던 길입니다.
신기한 건 지금 이곳의 우리입니다.
옷과 장갑을 꼭꼭 짜가면서
이러다 회춘하겠다 웃어넘기시는
두 어른들을 뵈며,
명호팀장과
오늘 우리가 잘했네 못했네로 옥신각신 하시며
농을 하시는 사이로 어느새
이곳이 어느 곳인지도 잊고 평화로운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휴게소에서 얻어온 꿀차와 커피 약간으로
내리는 비와 젖은 옷과 수많은 차량의 소음을 뒤로하고
퉁퉁 불어버린 손끝을 모아 미소짓는 순간
세상은 분명히 혼란스러운데
우리는 평화롭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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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2009년 3월에 이루어졌습니다.
고 김호영 이사(한국 DMZ 평화생명 동산)님은
오체투지 때 온라인 홍보팀을 담당하셨고
이후 환경운동에 전념하시다 2015년 9월 영면하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