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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Oct 20. 2016

#12소리 내어 가을 읽기

나미래의 여행 이야기_소통여행, 아이는 동시에 마음을 담는다


함께 걷는 등굣길은

아들과 나의 소통의 장이며, 

내가 바람을 쐬는 첫 하루의 시작이다.


어제는 도로를 깨끗이 정리하기 위해

기계로 낙엽을 치우고 있는

아저씨들의 모습을 보며,

낙엽이 빨려 들어가는

움직임을 이야기했다.


하루 만에 도로는

온통 다시 형형색색의 선명한

단풍잎으로 꽃밭이 되어 있었다.

아이는 걸어가며 단풍잎과

짙은 안개가 쌓인 도로의 모습을

소리로 남겨 준다.

들고 있던 핸드폰 메모장을 꺼내

아들의 말을 받아 적다 보니

그 녀석의 동시가 되었다.



<단풍잎>


사각사각 단풍잎

가을에는 단풍잎


단풍잎은

길에서 잠을 자며

사각사각 꿈을 꾼다.


우리는

사각사각을 들으며

가을을 보낸다.



<안개 등굣길>


안개는

구석진 곳에 낀다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안개

안개가

끼는 날은 항상 추워

안개는

앞을 안 보이게 해

그러니

안개는 불편해


불편한 안갯속에서 걷는 나

그래도

안개를 맞으며 행복하게 걷는다.


2016년 10월 20일

최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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