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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Mar 13. 2018

장미꽃 같은 새싹의 향연

나미래의 詩詩한 정원 이야기, 매발톱이 새싹을 만나는 3월


저의 아침 명상은 참 단순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차 한 잔 들고 마당 정원을 한 바퀴 도는 일입니다. 그리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 놓고 다시 한번 깊게 새봄을 향해 힘껏 날갯짓을 하는 야생화와 나무를 바라보며 애틋한 눈빛을 보내는 일이죠.


당분간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보다 정원에서 돋아나는 깊은 봄을 만나기 위해 노력할 참이랍니다. 침묵 속에 하루를 맡겨놓는 것도 참 좋을 것 같거든요.


침묵이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대신
당당하고 참된 말을 하기 위해서다.

<법정, 침묵의 의미 중에서>


 요즘들어 저는 부쩍
침묵에 대한
법정스님을 말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요 근래 이곳저곳에서 새싹이 오르고 있는 모습을 접할 수가 있습니다. 재작년부터 한두 뿌리 심어두며 살피기 시작한 매발톱이 새싹을 예쁘게 빚어내고 있습니다. 장미처럼, 장미의 꽃송이보다 더욱 촘촘하고 앙증맞게 말이죠. 그 아이를 보며 유월의 장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2018.3.13. 매발톱 새싹




아직 이른 아침 기온이 쌀쌀한 탓에 성장 속도가 더딘 것 같지만, 그렇기에 이렇게 장미꽃을 보는 듯한 매발톱의 자태에 눈을 빼앗깁니다.









2018.3.13. 일 년 생이 된 겨자빛이 조금 감도는 매발톱 새싹입니다.



다시 일 년이라는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 만큼, 매발톱의 새싹 잎을 보고 시상이 떠 올라 #새싹 장미를 올려봅니다.






<새싹 장미, 나미래>


유월의 그 장미보다 관심받고파

겹치고 겹치며 피어오른 삼월의 잎,

새싹으로 장미가 되어 웃고 있었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엷은 초록이

두꺼운 겨울옷 벗고 살을 내보인 날

봄 햇살 오른 길 따라 봄비를 만났지

허리에 잔뜩 감긴 묵은 마디 감추고

새벽이슬까지 머금고 둥근 받침 안았다

세탁기 물통에서도 개울물이 흘렀구나

빗물받이를 옆에 끼고 빗소리 들었는지도

벌써 꽃이 되고파 마음 급한 매발톱

새싹 장미 피우고 살을 키울 자리 넘본다

그저 흔한 색으로 꽃이 되니 더 고운 그 잎



2018.4.22. 촬영: 나미래.


한 달 여를 조금 넘는 시간을 기다려

어여쁜 자태를 뽐내기 시작합니다.




<2018.3.13>

나미래의 詩詩한 정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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