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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May 02. 2018

5월의 정원

나미래의 시시詩詩한 정원 이야기, 5월의 비를 맞는다


푸르게 푸르게 함께 가는 5월의 정원.



<5월의 비, 나미래>


비가 와

비가 와

 

초록 초록한

5월의 비

기쁨이네


2018.5.2.



자주색 작약의 꽃은 금방 터질 것 같다. 2018.5.2.



일주일 여 동안 

집을 비우고 여행에서 돌아왔더니

정원에선 봄의 소식이 대단하다.

살짝살짝 키를 키워

보는 이를 설레게 하는

작약의 자태에 감동이 아닐 수 없다.


하얗고 붉은 작약의

그 고운 향기가 어서 오기를 기대해본다.

(흰 작약은 향기가 좋지 않았고 붉은 작약의 향기가 은은하다.) 



하얀 작약. 2018.5.2.




꽃잔디는 너울지고 있었다.

 

비가 오니 무거워진 머리를

아래로 향하고

흙냄새를 맡는 것 같다.



 알프스 안개꽃. 2018.5.2



작년에 화산석 정원을 

들일 때 심었던 앙증맞은 녀석들. 

계절의 흐름에 지지 않고 월동이 잘 된

알프스 안개꽃이다.

내가 없는 사이

사뿐히

고즈넉하고 청조한 모습을 드러내었네.



장미 매발톱. 2018.5.2.



이렇게도 화려한 녀석은

조금 수줍어하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매발톱 군락지가 된 정원에서

처연한 분홍색의 옷을 입은

매발톱 꽃이름이 름답지 않아

안쓰럽다가도 참 사랑스럽다.



흰모란. 2018.5.2.


붉은 모란, 2018.5.5.



흰 모란, 2018.5.5


올봄 모란 정원을 작게 만들었던 곳. 붉고, 하얗게 모란꽃이 웃는다. ⓒ나미래



'모란이 피기까지'라는

안치환의 노래가 생각난다.


5월의 상징적인 노래.

저 남도의 노래.

5월의 아픔의 노래.


모란은 부와 명예를 

상징한다하여 

옛 조상들이 마당 주변에 

즐겨 심었다는 꽃이다. 

꼭 부와 명예가 아닐지라도 

탐스러운 꽃과 그 향기가 

은은하게 날리는 정원의 풍경에 

눈은 그 피로를 잊는다. 

그럴 것이다며. 


그런 모란이 집에서 날개를

펼치려 한다.

하얀 모란은

설움에 떨지 말고

활짝 피어내길.



에니시다. 2018.5.2.



콩과의 허브식물인 에니시다는

(에니시다는 일본말, 우리말로는 노랑 싸리, 금작화, 향기 싸리라고 함)

노란색이 참 선명하다.

테이블 위에서 봄을 즐기는 모습 제대로다.





잔디가 죽은 곳을 남천으로 가렸는데

역시 봄을 안고 잘 자라고 있다.

이끼는 5월의 비로 더욱 푸르러지고

파라솔은 줄기를 더 뻗어나갈 것이다.


남편과 아들과 합작한 곳은 

가족의 정성이 더욱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테이블에서 작업을 하면

편안한 각도로 보이는 곳이다.

거의 대부분 작년에 월동되어

자란 야생화와 나무들이

제 자리를 잊지 않았다.



흰작약(좌)와 붉은 작약(우). 2018.5.2.




정원을 가꾸면서

가장 먼저 들여놓은 작약이다.

아버지에게 받은 뿌리를 키우다

한 뿌리 더 집안으로 들였더니

정원이 풍성해진 것 같아 기분이 참 좋다.


일주일 정도 꽃이 살아 있으면서

곱고 상큼한 향을

날려 줄 것이다.





찔레꽃도 울타리를 타려 하고

큰꽃으아리도 줄기 뻗어 꽃을 피우리라.


2018.5.2.




시시詩詩한 정원 이야기 시인 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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