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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an 29. 2017

#32우리 집에 왔어요

나미래의 가족 이야기_지산이 동생 산동이를 맞이하며,


PugSanDong, 지_산동, 3개월 여자입니다.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할까?

 가족 일원 모두 많은 고민을 했다.

집으로 도착 후

우리들은 멋진 이름을 찾기 위한 발버둥이었다.

하루 이틀의 간극을 두고 보니

우리 가족은 역시 예쁜 이름보단

울림이 좋은 발음의 이름을 더욱 선호함을 알게 되었다.




지산이 동생, 산동, 지산동(誌珊童)


역시 토리에 이어 산동이에게도 성을 붙여주었다.


우리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며칠을 고민했던

아이의 귀한 이름에서 힌트를 얻었다.


'崔誌珊' 가운데 '지'는 이 아이의 성으로

마지막 이름 자를 따와 '산'을 만들고

동생이라는 아동 '동'을 붙여 이름을 만들었다.



11년 동안 함께 했던 반려견 토리. 잘 지내고 있지?


함께 했던 반려견 '도토리'를 보내고 얼마 되지 않았다.

그에게 미안한 감을 떨치지 않고

생각하면서도, 슬퍼하면서도

새로운 반려견을 찾는 데 눈길을 잠시 돌렸다.


무엇보다 울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것과

반려견으로 다른 아이를 다시 키움으로써

사랑의 상처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아이에게 애완견이 주는 기쁨을

다시 맛보게 해 주고 싶었다.

단 한 번도 자신의 몸을

인간의 동생에게 허락하지 않았던

전 아이의 소심함의 표현이,

동생을 경계하고 물었던 그 모습.

함께 했던 생물에 대한 불편한 추억으로 각인시키기 싫었다.



인간 동생에게 끝까지 몸을 허락하지 않았던 토리 녀석.


1월 1일, 몇 곳을 알아본 끝에,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서울의 한 애완견 숍으로

아이를 맞이하러 외출을 감행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조사했던 분양값은

숍에서는 생각보다 비싸게 운영되고 있었다.

철장 안으로 눈을 향했다.

티 나지 않도록,

당황하지 않으리라는 마음가짐이 먼저였다.


까불거리는 여러 아이들 중에

시크하게 우리를 쳐다보지 않고 잠만 자고 있었던

퍼그 그녀가 우리의 반려견이 되었다.



입양할 때 1.06키로였던 산동.


퍼그, pug, 산동, She, JiSanDong

많은 이름의 울림 속에서도 가까운 곳에서 찾아낸

우리가 이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되었음 했다.



https://www.instagram.com/p/BPPZMfFAGHe/


입양 후, 2주일 정도 되었을 무렵이다.

자신의 이름이 낯설지 않나 보다.

이젠 이름을 부르는 인기척에 반응이 제법 늘었다.


산동아, 산동아, 산동아!



그리고 철망을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더욱 활발해졌다.

이제 곧 이 철망도 걷어내야 할 때가 다가오는 듯.

힘을 쓰며 끌고 다니는 모습이 건강해 보인다.



무엇보다 하루에 세 번, 사료를 조금씩 주라는

애견샵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먹을 것을 조금 넉넉하게 나눠주는

인심을 쓰고 있다.

급하게 밥을 더 추가해주는 아이의 발걸음이 바쁘다.

밥을 기다리는 몸이

하늘을 나는 기분일 테지!

봐라! 저 환상적인 점프를.



6개 월만 지나도 몸이 많이 무거워질 아이다.

그런 '억울함'이 매력이다 여기며

몸의 그램이 올라가도 개의치 않기로 했다.


다리가 길어져 키가 커가는 아이에게

옷을 하나 입히기로 했다.

손 뜨개질로 선물을 할 수 있는 적당한 사이즈라

나의 가능성을 엿봤는지도 모른다.

'하면 한다.'라고.

6살 때 아이가 썼던 모자의 실을 풀어

이번엔 산동이의 겨울 털 옷을 만들었다.

입고 있는 옷이 맘에 붙였는지

이제는 귀찮다 하지 않는다.


6실 때 썼던 아이의 모자의 냄새는 산동이에게로.



겨울이 조금씩 날을 먹고 있다.

새봄이 오는 길목이 들면 산동이가 더욱 자유롭게

마당을 뛰어놀길 기대하며.


그러는 동안, 아직,

 나는 겨울이 안겨 주는

하얀 눈의 풍경 선물을 조금만 누릴래.



추위를 맛본 녀석은 조금은 당황했던 모습이었다.


5개월이 된 산동이 녀석, 이젠 집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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