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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an 30. 2017

詩아들의 한자_나미래

한자 공부가 관심 놀이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엉덩이가 저리고 시큰시큰 아팠지

변기를 기대고 앉아 있는 날이 많았거든

김치도 많이 먹고

다른 야채도,

밥 양도 많아졌어

그래서 변기에 앉는 시간이 줄어들었어


놀지, 자주 놀고 있지

바둑에 푹 빠져 있어 너란 아이

결국 방과 후 바둑교실까지 등록하는 열정

바둑판이 가로 세로 19개씩,

엄마는 이제 알았네

아빠와 아들이 가르쳐준 그들의 규칙


강아지 한 마리 입양했지

토리를 대신할 아이

껴안고, 얼굴 비벼

서로의 냄새로 가족을 확인하네


방학이라 주어진 자유

곧 한자 5급 시험을 앞두고 있지

그냥 서 있는 한자도 즐비한데

새로운 한자를 만들었네


변기 응,

바둑판 바,

개 멍


너의 웃음이 들려

너의 모습이 보여.


<아들의 한자, 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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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깊게 내린 하얀 눈으로

집 주변의 도로는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언젠가

아이가 써 놓은 메모 하나를 찾아내며,

이렇게 웃음과 해학을 발견하게 됩니다.

즐겨 쓰는 보드판에 어느 날 보니

상형문자인 한자를 새로 창조했다며

적어놓은 한자를 보며

아이에게 다시 뜻을 물었네요.


가장 먼저 '생활 밀착형 한자가 탄생했구나'였습니다.

많이 보았고,

많이 알았고,

많이 느꼈고,

많이 즐긴 것들이 몸의 습관에서 지울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초등 2학년 아이를 통해 배웁니다.


왜 나는 글자 한 번 만들어보려 하지 않았을까요?

이런 생각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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