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 바래봉
너는 시를 적었지
눈썰매를 타고난 후
멀리멀리 달려간 곳은
햇살 반, 눈 반이었던
바래봉 산자락 아래 하얀 언덕
달리고
오르고
미끄러져
한 박자가 완성되는 놀이
숨이 차오르는
걸음걸음도
기쁨으로 맞이하고
웃음꽃으로 밟아내네
손으로 만져보는 눈 샤워
얼굴로 받아내는 바람 공기
발로 미끄러지는 얼음판의 계곡
진달래 향이 숨어 있는
바래봉 얼음 땅
몇 번 더
하얀색 물감이
다시 주석으로 붙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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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허리 수술로 겨울방학 동안
놀러 다닐 수 없었던 아이는 눈썰매장에서도
느낌 충만한 호기심으로 무장하였습니다.
할머니가 퇴원 하루 전에 휴가를 준 덕분에
이렇게 멀리 차를 달려 움직일 수 있었다지요.
햇볕 반, 눈 반이었던 얼음 언덕에서
몇 번이나 반복으로 즐겼던 썰매놀이가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봄이면 철쭉제로 유명한 바래봉을 이렇게 찾아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했다지요.
눈이 많이 녹아 있었지만,
겨울이 신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은
꾸준히 사랑을 받을 것만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