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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Feb 09. 2017

詩큐브 놀이_나미래

큐브를 사랑한 아이의 일상


일 년 전, 겨울방학

큐브를 손에 넣었어

6면체에서 시작된  

큐브의 깊은 세상은

좋은 친구를 만나기 위한

두드림이었지


전학 온 반에

여자 친구가 큐브를 맞춘다 했어

너의 호기심을 발동시켰지

초를 다투는 경쟁도

일상의 놀이가 되었네


손과 뇌의 한 박자

큐브의 원리 탐색

손으로 모양 만지기

부서진 조각들 맞추기

공식 써보기

공식 만들어내기

속도도 갱신하는 필살기


눈이 빛나는 놀이가 이거였네

심장이 널 뛰는 놀이도 이거였지

집중도가 높아진다 했어

그래, 그런 놀이가

너의 놀이야

진정한 너의 놀이


희귀성이 짙어진

큐브를 찾아내며

만져보며 또 만지지  

손과 눈으로 즐기는

신기한 조각으로의 여행

섹시한 뇌 여행.


<큐브 놀이, 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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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놀이의 시작은 반 여자 친구가 보여준 손놀림을 보고.
12면체 메가밍크스, 처음 보고 신기했던 큐브.
피라밍크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큐브도 달라졌을까? 없어진 것도 이 정도 될려나.
888큐브를 받자 마자, 자리 깔고 슬슬슬 발동 걸어 맞춰낸다.


  일 년 전쯤인, 1학년 겨울방학부터 시작했던 큐브 놀이입니다. 유튜브와 자료를 찾아 기초 공식을 알아내더군요. 333 큐브에 집중하고 나더니 나머지 다른 여러 큐브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내며, 공식화, 수화시키더군요. 더 어릴 때야 큐브 구입이 쉬어 놀이 앞에 그냥 가져다준 적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원해 사기 시작한 이후에는 일상의 놀이 안에 큐브가 있었고, 잠시 손에서 떠나 있었던 시기도 있었지요. 다시 특별한 놀이가 될 때도 있었으며, 이제는 이번 겨울 일상의 놀이가 되어갔네요.



  유튜브를 보거나, 여러 프로들을 보면서 그 안에 나온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를 할 때가 있습니다. 기록이 너무 떨어진다고 고민하는 녀석을 볼 때마다 한 마디를 하곤 하지요. 경쟁과 기록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즐겼으면 한다는 말이요. 기록을 분석하는 남자아이의 심리를 명쾌하게 잘 알아내지는 못하는 여자 사람 엄마일까요.


  33, 222, 333, 444, 555, 666, 777, 메가밍크스, 피라밍크스, 애플, 레일 큐브 등등을 섭렵하고 이번에는 단계적으로 올라온 새로운 큐브를 손에 넣었답니다. 생각보다 비싼 888 큐브를 사기 위해 방학 동안 용돈벌이의 일상을 보내기도 했지요. 손에 넣고 애지중지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귀하게, 어렵게, 안아본 큐브를 얼마나 더 사랑할는지요.



  간식을 준비하며 얼른 먹자 재촉하는 제게 그럽디다.

  “엄마, 먹지 않아도 큐브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릅니다!!”라고요.

  당분간 손에서 떼 놓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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