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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Feb 26. 2017

붓꽃 예찬_나미래

봄의 마당을 사랑하는 어느 아줌마의 꽃 이야기

데크 아래 이렇게 붓꽃을 옮겨 심었는데, 벌써 일 년이 되었다.


돌 반 흙 반 위에
데크 마당 자리 잡았다
나무 선 따라 옆길 턱을 괸 붓꽃

눈(雪)의 속살이 녹아
3월이 돌아왔다

봄햇살에 키를 늘리고
가냘픈 꽃잎 위에
보라빛깔 이슬을 묻혔다

숨통 막힌 여름 바람에
몸꽃은 타들어 숨어버렸지

가을 색감 뒹구는
찬바람의 기억을 떠올리고
흰 눈 수북한 수분을 받아들였다

봄소식 피어나니
연초록 수채화 밭을 펼쳐놓은
작은 마당 속삭임이 다가온다

이제 곧 꽃잎 솟대를 올릴 차례.


<붓꽃 예찬, 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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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차림의 꽃들을 데려온 시간을 떠올린다.
붓꽃의 새싹들이 숨어 있는 곳.
이렇게 새초롬한 꼬리 하나를 내었다.
반가워 반가워! 이제 봄이란다.


일 년 전 3월 중순 경,

집안으로 들인 보라색 작고 어여쁜 붓꽃입니다.


많은 다년초 종류의 꽃을 데려오면서

봄을 맞는 기분이 참 설레고 새로웠는데요.

이렇게 올해는

묵은 흙 위에서 제 모습을 찾아

노력하는 어여쁜 새싹들에 무한한

애정을 보냅니다.

마당에 생명의 끝에 걸친 가지들을

치워내면서 보니
이렇게 어여쁜 줄기가

세상을 보고자 자리에서 일어났네요.

올봄도 멋진 색감이 도는 꽃잎으로

기쁨을 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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