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를 가진 서울대의대생과 인터뷰를 하다.

서울대 의대를 가고 ADHD를 진단받다.

by 밀이


안녕하세요! 포에이지기입니다.


오늘은 스레드에서 ADHD소식을 전하며 활동하고 계시는 메디몽 님(@medi_mong)을 모셨습니다!



나를 발견한 시점


Q. 안녕하세요 메디몽 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신 시기와 현재 어떤 과정을 밟고 계신가요?

A. 코로나 판데믹의 한가운데서 수능을 치고, 현재는 본과생입니다. 나이는 못 밝히지만 꽤 있습니다 ㅎㅎ 저희는 개강을 1월 말에 해서, 요새는 수업을 들으며 병원 실습에 필요한 기본기를 배우는 중이에요.


Q. 본인이 ADHD일지도 모른다고 처음 느꼈던 계기나 사건이 있었나요? 확진을 받은 것은 언제인가요? (아동기 혹은 성인이 된 후였는지)

A. 저는 어릴 때부터 산만했어요.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수업 시간에 벌떡벌떡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저희 어머니께서 매일 저보고 ADHD라고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렇지만 학업 성적이 나쁘지 않았어서, 큰 문제는 없겠다 싶었어요. 진짜 큰 문제는 ‘대학에 입학하고 난 뒤’에 생겼어요. 과제가 많고, 시험 준비 및 사소한 생활 준비도 스스로 해야 하게 되고, 또 공부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관계도, 경제생활도 하게 되면서 일상의 축을 잡아가는 것이 어려워졌어요. 그러던 중 ADHD의 진단 기준에 대해 의과대학 수업에서 듣게 된 이후, 어쩌면 나에게 정말 질환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정신과를 찾아가게 되었어요. 하지만 정신과에 방문할 때도 ‘난 ADHD아 아닐 거야’라고 반신반의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과잉행동 증상이 있긴 했으나 나이가 들면서 없어지다 보니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CAT 결과와 풀배터리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의사 선생님께서는 제가 면담 중 보이는 ADHD의 전형적 행동(자세를 계속 바꿈), 아주 심각한 수면 문제(수면의 양이 너무 많고 오전에 늘 잠)그리고 생활기록부를 토대로 진단을 받게 되었어요. 저는 제 생활기록부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용을 보니 초등학생 때부터 거의 매년 산만하다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성인 ADHD의 진단에서는 유년기의 증상 유무가 아주 중요하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 진단을 무리 없게 내리게 된 것 같아요.


Q. 어떤 부분에서 가장 힘들어 병원을 가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여쭤봐도 될까요?

A. 네 대학생이 되고 나니 단순 부주의가 아닌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작은 걸 자주 놓쳤어요. 예를 들어 어떤 과목은 ‘동료 평가’를 해야 합니다. 기한안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끝까지 미루다가 자정 후에 했습니다. 막상 하면 5분이면 끝나는 일인데 말이죠. 그래서 1점 마이너스를 받고 실습시간에는 가운을 안 가져와 후드티 입고 실습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에어팟을 자주 잃어버려 현재 에어팟이 6번째입니다 ㅎㅎ어머니는 ADHD가 아닌 것 같다고 하셨는데 병원에 갔더니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Q. 지금은 어떤 약을 드시고 계시나요?

A. 콘서타 18mg에서 증량해 27mg을 먹다가, 약에 너무 의존하게 되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약을 먹을 때에는 너무 좋았지만 이내 효과가 사라지면서, 최대한 생활요법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컨트롤해야겠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약을 먹으면 머릿속에 튀어나오던 생각들이 전부 사라졌는데, 그게 집중할 때는 좋으면서도 또 조금 섭섭한 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 장점을 살리면서 나머지 부분들은 행동으로 교정하며 살아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지금도 약을 드시고 계신 건가요? 그리고 메디몽 님이 대학교 전에는 학업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고지능 ADHD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맞나요?

A. 네 지금은 약을 거의 안 먹고 있어요. 복용할 때 ‘계속 증량이 필요할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어 중단하고 생활관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ADHD 진단은 작년에 받았는데 풀배터리 검사 결과 들을 때 몇 번 고지능 같다고 들었습니다.



증상과 극복: 의대 공부와 ADHD의 공존



Q. 의대 공부는 엄청난 양과 암기력을 요하는데,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에 집중하기 힘든 ADHD의 특성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1학년 때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의대 공부는 증상-검사-진단-처방의 4단계를 끝없이 암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안타깝게도 1학년 때 배우는 해부학과 생화학은 그 이후에 배울 임상적인 것들을 편하게 배우기 위해 체계 없는 지식을 머릿속에 때려 박는 수업이거든요. 그래서 많이 방황했어요. 동시에 처음으로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게 되니, 자신을 얻어낼 구석도 없어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2학년 때부터는 조금 괜찮아졌어요. 지루하긴 한데, 그래도 ADHD들은 행간에서 맥락을 파악해서 때려 넣는 일을 잘하잖아요. 줄글로 된 정보 속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순간이 생각보다 많아, 지루하지만 재밌는 몇몇의 순간 덕분에 그럭저럭 하고 있습니다.

또 AI의 발전이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ADHD들은 원래 자기 템포대로 뭔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남이 진행하는 수업이 굉장히 듣기 힘들잖아요. 수업을 많이 놓쳐도 AI가 요약해 주고, 복습해 주니 무리가 없더라고요.


Q.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실습이나 시험에서 부주의한실수를 줄이기 위해 본인만의 '루틴'이나 '치트키'가 있나요?

A. 아직도 많이 실수해요. 그래도 몇 가지 사용하는 것은, 카카오톡 캘린더 알람, 그리고 제 방에 붙여 놓은 커다란 화이트보드가 있어요. 일론 머스크가 하는 방식이라고 하던데, 하루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순서대로 적어놓습니다.


Q.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한 공부 스케줄을 짤 때 디지털 도구나 아날로그 방식 중 어떤 것을 활용하시나요?

A. 아날로그 방식으로 스케줄을 짜지 않고 리스트를 적습니다. 저도 유목민처럼 방법을 자주 바꿔봤지만 스케줄이 하나 틀어지면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 하루 점수를 매기는 앱‘을 만들어서 써봤어요.

(제가 필요하다 보니 앱을 몇 개 만들어보았어요) 그래도 4일쯤 가면 한번 터지니깐 스트레스 또 받더라고요. 예를 들면 게임을 하루 종일 해버린다거나. 그래서 그냥 집에 화이트보드에 할 일을 리스트로 써놓습니다.


고교 시절 학습 전략 질문


Q. 고도의 집중력 유지 비법이 매우 궁금합니다. 의대 진학을 위해서는 고등학생 때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을 텐데, 본인만의 특별한 공부법이나 환경 설정(예를 들면 백색소음, 타이머 활용 등)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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