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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Jul 09. 2023

인간은 창의적인 컴퓨터다.


계산과 기억.

이 두 분야에 있어서 컴퓨터는 사람의 능력을 아득하게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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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을 외웠다면 49라고 바로 답할 수 있다. 기억에서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외웠기 때문이다.


인간은 연산의 결과를 즉시 출력하기 위해 기억이라는 메커니즘을 이용한다. 인간은 수를 계산하기 위해 창조된 존재가 아니다. 무수한 연산 방법과 도구를 만들어 내고 있는 사실이 그 증거가 아닐까?


인간은 모든 수를 외워서 연산하지 않는다. 아니, 못 한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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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곱셈을 외워서 푼다면 그건 인간답지 못한 일이다. 이런 계산은 계산기에게 맡겨야 한다. 계산기나 컴퓨터는 0.01초 안에 즉시 답을 낼 것이다. 사람이 연습을 통해 획득한 능력인 '최소한의 기억 연산법', 즉 구구단을 활용해서 계산한다고 해도 1분이나 2분 정도 걸리는 지루한 작업이다. 사람은 연산을 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찾는다. 더 쉽고 더 빠른 방법, 덜 지루한 대신 더 재미있는 방법을 찾는다. 그런 방법을 '창의적인 방법' 또는 '창조적인 방법'이라고 부른다.


계산기나 컴퓨터도 연산을 할 때는 기억에 의존한다. 인간을 모방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컴퓨터란, 말하자면 인간이 가진 가장 취약한 부분인 기억과 연산을 외부로 꺼내서 인간이 조작할 수 있게 자동화시킨 기계인 것이다. 컴퓨터로 인해 인간은 기억과 연산에서 자유로워졌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복적인 연산과 기억에 최소한으로 의존하면서 제3의 길을 모색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창의력에 대한 최근의 견해는 '편집'이다. 어떻게 편집하느냐가 창의력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편집의 결과가 만족스러우려면 편집할 자료가 충분해야 하며 편집 도구가 효율적이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조건은 기억과 연산에 관한 문제다.


컴퓨터도 인공지능도 모두 사람을 모방해서 만든 장치다. 이제는 편집 능력마저 부여해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컴퓨터는 그 어떤 기계보다 창의적인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인공지능도 인간이 생각지도 못한 창의적인 결과물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에 의해 인간의 창의성이 위협을 받는다고? 컴퓨터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간이야말로 가장 '창의적인' 컴퓨터다.


▨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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