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계약직만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연구원으로 일하면 월급이 어디서 나올까? 다른 연구소를 다녀본 적이 없어서 모든 경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교수님이 따온 연구과제의 연구비에서 월급을 받는다. 내가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과제는 MRI를 찍고 분석하는 과제였다. 아무래도 MRI 비용이 비싸다보니 자료 구축에 드는 돈은 많은데 연구비가 한정적이라 내가 월급을 많이 가져갈 순 없었다. 그래서 주 5일, 10시부터 17시까지로 계약을 했다. (그러면 주30시간 근무가 되고, 월급도 주40시간 근로자에 비해 3/4로 받는다.)
그러다 어느 날, 교수님이 옆방 교수님이 하는 프로젝트에 나를 넣어주겠다고 했다. 외부연구자도 많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는데, 요리조리 인건비 쪼개서 나눠가진 결과, 주10시간 근무로 월급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두 프로젝트에서 받는 월급을 합치면 주40시간 근로자만큼 받는 거니까, 나도 이제 남들만큼 돈을 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그런데 계약서를 작성하던 도중, 문제가 생겼다. 이 학교의 근무시간은 9시부터 18시가 정상. 그런데 기존 계약서는 10시부터 17시로 되어있고, 나는 하루에 두 시간을 추가해야 했다. 근데 사실 계약서는 시간만 채우면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내가 칼같이 시간을 나눠서 연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9시부터 10시, 17시부터 18시로 써서 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안 된다고 했다. 저런!
결국 기존 계약서를 9시부터 16시까지로, 새로운 프로젝트 계약서를 16시부터 18시까지로 다시 작성해서 제출하였다. 그런데 또 계약서 변경되면 계약 날짜가 어쩌구저쩌구해서 날짜를 열심히 바꿔서 다시 냈다.
교수님, 이러쿵저러쿵하여 서류를 바꿔야 해서 서명을 다시 받아야 합니다.
교수님, 이번엔 이러쿵저러쿵해서 다시 내라고 합니다.
교수님...
어 또 싸인해줘야해?
아뇨 그건 해결되었습니다!
드디어!
만약 당신이 특정 프로젝트를 풀타임으로 하고 있지 않고,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면,
계약서 작성 시 근무시간 테트리스를 고려하자.
안 그러면 계약서 변경하러 두세번 왔다갔다 해야한답니다...?!
p.s. 그런데 새 프로젝트가 정부 측 문제로 연구비 지급이 밀리고 있다. 다행히 내 파트는 전기와 컴퓨터가 있으면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지장은 없지만... 내 쥐꼬리(?) 내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