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인지는 상관이 없는 듯
때때로 수업시간에 자는 친구들을 볼 수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 고등학교까지 쭉 한 명쯤은 꾸준히 봐 온 것 같다. 그리고 사실... 고등학교 와서 자는 친구가 있다는 건 상상을 못했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영재교로, 나름 시험 봐서 뽑는 그런 학교인데 말이다. 그리고 수업 수준이 좀 높아서 수업시간에 자면 못 따라갈 텐데... 하는 걱정도 들었으나 일단 친구 걱정보다 내 걱정을 하는 것이 우선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수업시간에 잘까? 내가 관찰하기에, 수업시간에 자는 것은 참 여러 유형이 있다.
먼저, '공부하기 싫다' 유형이 있다. 수업을 해라~난 어쩌피 공부로 먹고 안 살 것이다~이런 친구들은 또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모든 과목에 대해 공부하기 싫다'와 '00과목에 대해 공부하기 싫다'가 있다. 후자의 대표적인 것은 '수포자'가 있다. 이럴 경우, 친구들이 공부를 안 한다 하더라도 다른 재능을 찾는다면 그래도 걱정이 덜 되긴 하는데, 그러지도 않는다면 가끔 걱정이 된다. 내가 내 또래를 걱정할 처지인가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다 알아' 유형이 있다. 수업 내용을 이미 학원에서 배우고 와서 수업이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얄밉다. 정작 성적은 그 친구들이 잘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 물론 그 친구들은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했겠지. 그 만큼의 노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만 왜 그렇게 얄미운지 모르겠다.
세 번째는, '진짜 졸려' 유형이 있다. 숙제를 못 끝내서 밤에 숙제를 했다던가, 밤에 공부를 했다던가, 밤새도록 카톡을 했다던가, 아니면 체력이 약해서 뭘 해도 졸린 친구들이랄까. 나도 가끔 '진짜 졸려' 유형이 된다. 특히 목요일 1, 2교시가 그런 것 같다. 그렇지만 자는 것까지는 아니고 조는 수준이다. 사실, 이 유형의 친구들은 대부분이 자는 것이 아니고 조는 것이다. 진짜 졸려운데...수업은 들어야겠고... 그럴 땐 잠을 적게 자고도 쌩쌩한 친구들이 부럽다.
네 번째는, '이 과목 안 중요해' 유형이 있다. 딱히 공부하기 싫은 건 아니고, 다 아는 것도 아니지만 중요하지 않은 과목 때 수면을 보충해 두었다가 중요한 과목 때 졸지 않는 것이다. '진짜 졸려' 유형과 다른 점은, 과목을 가려가면서 존다는 것? '진짜 졸려'는 중요 과목 때에도, 시험 전 주인데도 졸지만 이 유형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
마지막 유형은 복합 유형이다. 이건 뭐, 여러 특징이 섞인 유형인데 보통 '다 알아'와 '이 과목 안 중요해'유형이 섞이고, '진짜 졸려'와 '이 과목 안 중요해'가 섞이고, '공부하기 싫다'는... 모두 섞일 수도...
그런데, 어떤 이유가 되었던 간에,
수업시간에 자는 것이 합리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앞에 선생님이 수업하고 계시는데. 이게 인강이 아닌데 어째서?? 잘 수가 있는 것이지? 적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지 않아야 하나. 나도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데 다들 자고 있으면 참 기분이 나쁘던데, 선생님들은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 매 수업시간마다 겪어야 되는 현실이니. 아, 물론 잘 애들은 자라~하고 수업하는 선생님들도 계시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면 수업시간에 자는 친구들은 적을 것이라 생각한다. 굳이 물질적으로, 실질적으로 피해가 눈에 안 보이고 기분이 나쁜 것이 피해일까 싶지만 심리적으로 진짜 피해를 주는 것일 테니까.
그리고 진짜 딴짓 안 하고 졸리면 모르겠는데, 밤 늦게 TV 보고 휴대폰 하면서 졸린 것은 좀 아니다 싶다. 우리 담임선생님이 한 말이 있는데,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는 해야 하는 일이 먼저라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선순위를 맞춰서 자신의 일상을 잘 조절해야 한다 느낀다. 물론, 몇몇 친구들에겐 수업이 우선순위 뒤로 한참 밀릴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음... 그럼 학교 왜 오지?? 어쩌피 잘 거면서 학교 왜 오지? 집에서 자는 것이 더 편한데.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라 그런가? 음. 그런가 보다. 의무 교육이 의무 교육인 이유는 뭐지? 살아가는데 필요해서 의무교육인가? 그건 딱히 아닌 것 같은데. 난 은행 계좌 쓰는 법과 같은 것 못 배웠는데.
아, 복잡하다. 어찌되었건 수업시간에 자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예의는 지켜야 할 것 같으니까.
p.s. 현실적인 문제로, 수업 가르치는 선생님이 시험 문제를 낸다. 자면 시험에서 피해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