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제자리 찾기??

교육을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

by 미레티아

최근 일본의 군함도를 유네스코에 등록하고 역사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뭐,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힘든 일이지만 국가적으로 사실을 못 받아들이는 것은 좀 어이없긴 하다. 그런데 이런 뉴스를 접하다 보니까 갑자기 문화재 제자리 찾기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올해 5월에 학교에서 인문학 주간을 했다. 첫 행사로 인문학 특강을 했었는데 혜문 스님이 오셔서 문화제 제자리 찾기 운동에 대해 말씀하셨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사례였다. 경복궁역 5번 출구의 석등철거, 조선왕조실록 반환, 옥새 반환, 그리고 성공하지 못했어도 오류가 있는 여러 문화재들의 이야기. 그런데 내가 특강에서 정작 본질적인 것을 못 들은 것 같다. 왜 문화재 제자리 찾기를 해야 하지? 나는 특강 중에 졸지도 않았고 필기도 열심히 했는데 왜 모르겠지.


생각해보면, 문화재 제자리를 찾지 않는 것보다는 때로는 그냥 두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현재에 사는 사람들이다. 현재에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은데 문화재를 고치는 데에 예산을 들이는 것이 좋을까? 예를 들어 보자. 예전에 일본이 조선이 망했다는 것을 형상화 하기 위해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을 삐뚤고 길도 삐뚤어 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광화문은 저번에 복원하면서 제대로 해 놓았고 길은 그대로 비뚤어져 있기 때문에 근정전에서 보면 조선일보 TV가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 스님이 우리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해서 아직도 삐뚤어 있다고 설명을 했다. 그런데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도 그 길을 바로잡는 것은 뭔가...이득이 있을까?


다른 예로, 다보탑이 원래 돌사자가 4마리였는데 일본이 3마리를 훔쳐갔다고 한다. 한 마리는 입이 깨져서 안 가져갔다는데, 이 한 마리를 나머지가 도둑맞은 것이 티날까봐 옆에 있는 것을 가운데로 이동시켰다고 한다. 이걸 올바른 위치인 옆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괜찮은 것일까? 뭐, 지금은 한국은행이 10원짜리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지만 말이다.


나는 약간 현실주의적인 입장이 강한 것 같은데, 문화재를 올바르게 바로 잡는다고 하면 때로는 많은 예산이 든다. 그리고 그 예산이 사람 살기 더 좋은 곳을 만드는 데에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복지라던가, 교육이라던가. 예산이 사람들의 기금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렇게 바로잡아서 어떤 이득이 있기는 할까? 난 예산이 예산을 사용했을 때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못 얻을 때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내가 보는 세상은 문화재를 바로잡는 것이 예산이 아깝다.


물론, 경제적인 입장으로 모든 것을 따질 순 없다. 그렇지만 못 믿겠다는 것이 문제이다. 예산 처리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질까? 공사 중에 부실 공사라도 이뤄지지 않을까? 해외에 있는 문화재를 반환하면 우리나라에서 잘 보관할 수 있을까? 잘 전시될 수 있을까? 잘 연구될 수 있을까? 문화재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다른 일을 처리하진 않을까...


그리고 이렇게 공들여 바꾸어 놓아도 우리가 바뀌었다는 것을, 그리고 왜 바뀌었나를 모르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혜문 스님의 특강을 듣기 전까지는 별 코미디같은 문화재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몰랐다. 심지어 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순서가 선사시대부터라서 근현대사와 같은 경우는 못 배우거나 진도에 급급해 빨리 배우는 것이 태반이다. 거기다가 역사를 배울 땐 현재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사건을 배우지는 않는다. 그러면 바로잡은 것의 의의가 사라지는 것이다.


차라리 문화재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를 먼저 하기보다는 문화재나 역사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우리가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면 불국사에 갔고, 석굴암에 갔고, 그렇게 어딘가를 들르는 것을 중요시하지 그 내부의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보지는 않는다. 강사 분이 있어도 땡볕이네 뭐네 하면서 짜증을 내지 시험도 안 보는데 누가 귀 기울이는가. 작년에 수학여행을 갔을 때 장릉을 보러 갔었는데 그 아래 박물관인가, 전시실인가, 하여간 뭔가가 있었는데 학생들이 너무 안 따라와준다는 이유로 안 들르고 그냥 숙소로 가 버렸다.


만약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문화재 제자리찾기에 찬성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의의가 살아나는 것이고, 나도 신뢰를 가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예산을 쓰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사가 수능에 들어간다고 시험공부 식으로만 공부를 하면 성인이 되어서 공부의 의의가 사라지니까 그러지는 말고.


p.s. 우리 학교는 이과 학교라 1학년의 한 학기 때 모든 한국사의 내용을 배운다. 물론 2, 3학년 때 선택과목으로 배울 수 있지만 말이다. 간혹 궁금해진다. 이과 문과 나누는 것이 좋을까, 통합인데 이과를 강화시킨 학생 그룹과 문과를 강화시킨 학생 그룹을 두는 것이 좋을까.

매거진의 이전글수업시간에 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