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인형 친구들이 오게 되다

소중했던 존재를 잊는다

by 미레티아

베폴이는 이 매거진의 주제이자 흰색 곰인형입니다.


엄마는 베폴이를 사 주고 나서, 동네에서 하는 인형만들기 강좌에 등록했던 것 같다. 인형을 사고 곧바로인지, 인형을 사고 좀 시간 간격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우리 집에는 인형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가 만들었던 인형 외에도 인형을 마트에서 받는 경우도 있었고, 아빠가 생일같이 특별한 날 사오기도 했다. 언니와 나는 인형이 완성이 될 때마다, 인형을 얻을 때마다 이름을 붙여주었다. 갈색곰돌이, 강돌이(강아지 인형), 유세라(관절이 움직이던 토끼 인형), 토돌이(작은 강아지 인형), 토순이(토돌이 친구 토끼 인형), 반짝이(노란색 매우작은 곰인형), 윈디스(분홍색 매우작은 곰인형),...아마 일기장을 보면 이름을 더 많이 기억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일기장은 침대를 끌어내야 볼 수 있는 책장공간에 정리되어있다.


이렇게 인형이 많이 생기니 우리는 인형놀이를 했다. 우리가 선생님이 되어서 인형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마법사가 되어서 인형들과 같이 악당을 물리치기도 했다. 내가 그때 여러 상상을 펼치면서 쓰던 이름은 미레티아였다. 그런데 미레티아가 그때 가장 좋아했던 인형은 베폴이가 아니었다. 새로 전학생이 올 때마다, 즉 새로운 인형이 생길 때마다, 나와 언니의 관심은 그 인형에게 돌아갔다. 그러다가 이런 말도 나왔다. 우리 너무 전학생들만 데리고 노는 것 같아, 다른 인형들이 불쌍해. 그래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베폴이 친구들.JPG 베폴이와 반짝이(노란색), 윈디스(분홍색).

이때 베폴이는 관심 밖이었다. 아마 인형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라고 관심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우리는 크기 순으로 인형을 배열하거나 가나다 순으로 배열했기 때문에 어중간한 사이즈, 어중간한 이름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많은 인형들 중 강돌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제일 컸고, 제일 빠른 출석번호였고.


뭔가 새로운 것이 생기면 예전에 있던 것에 관심을 버리게 된다.
항상 내 주변은 새로운 물건들로 채워지고
때로는 아직 쓸만한데 새로운 것이 눈에 띄었기 때문에
헌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사기도 한다.
참 낭비이다.
사람도 새롭게 만난 이에게만 관심을 두면
예전에 친했던 친구가 점점 멀어진다.
같이 했던 추억들도 희미해지고
내가 힘들 때 도와주었던 '그 친구'가 사라진다.
지금 너무 당연해 보여서 소중한 사람을 소홀히 대하고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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