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하는 것
베폴이는 다른 인형에 비해 외모가 특별하다. (개인적 생각이므로 동의하지 않아도 되는 문장이다. ^^;;) 뭐랄까, 요즘 곰인형들은 얘처럼 생긴 경우를 볼 수 없다. 얘는 팔다리가 길쭉한 편이고, 북실북실한 털이 아니며(그렇다고 그냥 천도 아니며) 꼬리는 동그랗지 않고 납작하다. 입은 웃는건지 화난건지, 대강 무표정이라 짐작하고 있으며 엉덩이가 상당히 무거워서 앉기 좋은 인형이다. 그렇다고 앉는 모양으로 고정된 인형은 아니다. 또, 귀 안쪽에 다른 색으로 표시가 안 되어있다.
친구들이 학교에 가져오는 인형들을 보면, 가게에서 전시되는 인형들을 보면 얘와 같은, 하물며 비슷하게 생긴 인형을 볼 수 없다. 인형도 유행을 타는 것일까. 요즘 인형은 카카오 프렌즈, 리락쿠마와 같이 캐릭터 상품이 많고, 특정 캐릭터 상품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디자인이 많다. 예를 들면 양 코스프레 하는 곰인형, 진한 갈색 리본을 목에 한 연한 갈색 곰인형. 어느 가게를 가던지, 크기만 좀 다를 뿐 같은 모양의 인형들이 참 많다.
영화관 스크린 점유가 특정 영화에 몰려서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한 요즘, 인형도 그와 같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인형의 가게 점유가 너무 특정 디자인에만 몰린다. 참 아쉽다. 다양한 캐릭터를 보면서, 다양한 인형을 보면서 아이들이 좀 더 많은 상상력을 가지고 다른 것에 차별하지 않는 힘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우리 집엔 파란 곰돌이, 노란 곰돌이, 분홍색 곰돌이(연한 분홍이 아닌 핫핑크), 갈색 곰돌이, 흰 곰돌이(짐작하겠지만 베폴이다), 빨간 체크무늬 곰돌이 등등이 존재했다. 그 때, 그렇게 어릴 때는 곰이 무슨 색이던 상관이 없었다. 나중에 좀 성장하고, 그런 다양한 곰인형을 보지 않게 되었을 때, 나에게 노란 곰돌이나 분홍 곰돌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 그림을 그려도 항상 사과는 빨간색, 곰은 갈색, 토끼는 흰색 혹은 회색 등등이었다.
지금은 일부러 색을 다르게 칠할 수 있지만 어색하다. 어렸을 때와 같은 자연스러움이 사라졌다. 물체의 색은 내 머릿속에 생겨난 다양한 편견들 중 하나이다.
p.s. 핫핑크 곰돌이는 내 가방에 달려서 다른 가방과 차별화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행은 그때 그 당시를 표현해주는 지침이다.
무엇을 좋아했는지, 무슨 생각을 주로 했는지...
하지만 유행이 너무 심해지면 각자의 개성을 잃어버린다.
나 자신의 개성을 잃어버리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개성을 받아들일 수조차 없게 된다.
유행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서로의 개성을 억누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