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개반이상만 #47] <F1 더 무비>
"F1은 팀워크야." <F1 더 무비>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화려한 레이싱 액션과 브래드 피트의 멋짐에 가려지기 쉽지만,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F1 더 무비>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었죠. 개인의 영웅담이 아닌, 진정한 팀의 승리에 관한 이야기 말입니다.
영화는 한때 F1의 떠오르는 스타였지만, 끔찍한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최하위 팀 '에이펙스 GP'에 합류하면서 시작하죠. 30년간 방랑 생활을 하며 온갖 레이스에 참여해 온 그는 오랜 동료 '루벤'(하비에르 바르뎀)의 제안으로 다시 F1 무대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팀에는 이미 천재적 재능을 가진 루키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가 있었고, 둘은 서로를 '꼰대'와 '관종'이라 부르며 날선 대립을 이어가죠.
처음에는 전형적인 세대 갈등 구조로 보였습니다. 경험 많은 베테랑과 자신만만한 신예의 충돌.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들의 갈등이 개인적 대립이 아님이 드러나죠. '소니'는 "필요한 것은 전략이 아니라 달리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팀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촉매 역할을 합니다. '조슈아' 역시 처음엔 개인적 명성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점차 팀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깨달아가죠.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지금껏 만들어진 그 어떤 영화보다도 진짜 같은 레이싱을 구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지만, 그의 진짜 의도는 F1이라는 스포츠의 본질을 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F1은 드라이버 혼자만의 경기가 아닌데요. 시속 300km로 달리는 F1 카를 설계하는 엔지니어, 2초 만에 타이어를 교체하는 피트 크루, 실시간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팀 프린시펄까지, 모든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야만 승리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피트 크루가 완벽한 호흡으로 타이어 교체를 완료하는 순간이죠. 처음에는 실수 연발이던 이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주며 극적으로 피트 타임을 단축하는 장면에서는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집니다. 케리 콘돈이 연기한 기술 감독 '케이트'는 이런 팀워크의 중요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인데요. 영화는 '케이트'를 단순한 로맨스 상대로 그리지 않죠. 대신 F1 역사상 최초의 여성 기술 감독으로서 차량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선하는 전문가로 그려냅니다.
영화의 몰입감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는 7차례 월드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을 비롯한 현역 F1 드라이버들의 참여인데요. 막스 베르스타펜, 샤를 르클레르, 카를로스 사인츠 등이 실제로 출연하며 작품에 현실성을 더했을 뿐만 아니라, 루이스 해밀턴은 영화의 코치이자 제작자로 참여해 실제 레이싱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밀한 자문을 제공했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댐슨 이드리스가 실제로 시속 300km 이상의 고속 주행을 소화했다는 사실도 평범한 마케팅 포인트가 아닌데요. 이는 팀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죠. 브래드 피트는 "고속으로 코너를 도는 순간 가속으로 인해 머리가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라며 "그 감각을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하려면 직접 운전하는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는데, 이는 곧 팀의 일원이 되기 위한 진정한 헌신을 의미합니다.
또한,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는 <F1 더 무비>에서 오케스트라와 전자 음악을 절묘하게 결합해 F1의 역동적인 기술력과 캐릭터들의 드라마틱한 감정을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그는 "전자 음악의 장점은 분위기를 살짝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마치 누가 다음에 뭘 할지 알 수 없는 레이스처럼 말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각자 다른 악기들이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듯, F1팀의 각 구성원도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할 때 비로소 승리라는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의미하죠.
그렇게 <F1 더 무비>는 표면적으로는 한물간 드라이버의 컴백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개인들이 어떻게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성장 드라마입니다. "F1은 팀워크"라는 단순한 진리를 155분 동안 가슴 뛰는 액션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진짜 승리죠. 그리고 그 순간, 관객인 우리 역시 '에이펙스 GP' 팀의 일원이 된 듯한 뭉클한 감동을 받게 됩니다. ★★★☆
2025/06/18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 영화 리뷰
- 제목 : <F1 더 무비> (F1 The Movie, 2025)
- 개봉일 : 2025. 06. 25.
- 제작국 : 미국
- 러닝타임 : 155분
- 장르 : 드라마, 액션
- 등급 : 12세 관람가
- 감독 : 조셉 코신스키
- 출연 : 브래드 피트, 댐스 이드리스, 케리 콘돈, 하비에르 바르뎀, 토비어스 멘지스 등
- 화면비율 : 2.39:1/1.90:1(IMAX 일부 장면)
- 엔드크레딧 쿠키영상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