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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의 노래 Jun 19. 2021

구례 여행

쉰 부부 월간 여행- 구례? 구례!

'구례'가 어떤 곳일까 늘 궁금했다.

금요일 퇴근 후 바로 출발해서 '구례 지리산 호수 리조트'로 향했다.

친구가 먼저 가보고 추천한 곳이라 망설임 없이 예약했다.

비가 살포시 왔지만 시원해서 좋았다.

구례로 들어가는 국도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말이 리조트지 글램핑 같은 분위기라 더 마음에 들었다.

가방을 던져놓고 동네 산책을 나섰다.

새소리만 들리는 저녁 초록길을 마스크 없이 마음껏 걸었다.


"여보, 너무 멀리 가면 숙소로 돌아가기 힘들 거야."

다정하게 말하는 송사마에게 나도 다정하게 대답했다.

"구례~"


관리인 아저씨께 숯불을 요청하니 참숯으로 불을 피워 주셨다.

아이스박스에 담아온 삼겹살과 가리비를 천천히 맛있게 구워 먹었다.

밤에도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져 아쉽게 별은 못 봤지만 유튜브에서 흘려주는 분위기 좋은 노래들 덕분에 song by moon의 기분은 별보다 더 반짝였다.


여기 분위기 너무 좋네~

고기 너무 맛있어.

이 노래 너무 좋지?


어떤 말을 해도 우리의 대답은

 "구례~~"였다.

밤늦도록 불멍을 하며 얘기를 하다 말다 했다.

어느새 고양이들도 우리 주변에 앉아 있었다.


일찍 일어나 소박한 아침을 먹고 '천은사'로 갔다.

'미스터 션사인' 후반부에 민초와 의병이 일본군에 맞서 싸우던 전투신을 찍은 곳이라 놀랐다.

여태껏 가 본 사찰 중 제일 마음에 들었다. 사찰 외곽으로 둘레길이 있는데 길 이름이 '묵언 길'이다.

묵언하며 걸었다.


10km를 더 달려 지리산 노고단 밑 성삼재까지 갔다.

귀가 멍 하고 머리가 아팠지만 낮게 있는 구름을 내려다보는 것도 감동이었다.


'섬진강 재첩 국수'를 먹고 하동 방향 국도 따라 달리니 '화개장터'가 곧장이다.

화개장터에서 말린 여주를 사고 섬진강 줄기 따라 흐르는 천이 보이는 작은 도자기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 여보, 이번 달 우리 여행은 정말 세렌디피티였어.

- 그게 뭔데?

- 뜻밖의 발견이란 의미인데 계획에 없던 여정에서 만나는 뜻밖의 행운 같은 거..

- 구례?

- 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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