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의 노래 Mar 25. 2024

생각하는 여행@발리 #7

혼자 여행 가길 참 잘했어..!

스미냑에서의 5일이 정말 물 흐르듯 흘러갔다.

조식 먹으러 가면 보이는 한국사람들은 이상하게 낮엔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다들 관광이나 쇼핑 혹은 액티비티를 하러 나가나 보다.  호텔 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은 거의 서양인들이다. 나는 한국 국가대표 심정으로 호텔 시설을 다 기웃거린다.

내일 떠나니 쇼핑도 할 겸 선셋도 볼 겸 복잡한 꾸따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여긴 혼자 어슬렁거릴 곳이 아님을 알았다. 기념품 사러 간 김에 선셋까지 감상하겠다는 계획은 속히 접자..

나는 상황 판단과 결정을 빨리 하는 편인데 맞을 때가 틀릴 때 보다 약간 더 많다.

다시 그랩을 불러 스미냑 비치로 왔다.

도착하니 비로소 안정감이 들었다.

스미냑 비치의 선셋 속에서 내 사진을 몇 장 찍고 싶었다.

멋쟁이 한국 아가씨 둘이 요리조리 다양한 포즈로 사진 찍는 것이 보인다.

“저기.. 사진 좀 찍어 주세요~ ”

심드렁하게 내 폰을 가져간 아가씨는 표정과 다르게 정성과 기술을 다해 찍어 준다.

나 역시 그녀들의 사진을 꼼꼼하게 찍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스미냑의 바알간 해가 바닷속으로 들어갈 때까지 서 있었다.

떨어지는 해가 '너는 다시 오게 될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발리의 마지막 저녁을 먹으러 시끄럽지 않은 레스토랑을 골라 나시고랭과 빈땅 맥주를 시켰다. 이 조합은 실패가 없다.

여행지 음식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는데 다 나시고랭 덕분인 것 같다.


호텔로 돌아와 풀 바에서 마가리타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

알쓰인 내가 여행 와선 빈땅 레몬(알코올 2.2%)도 두 병이나 마셔 보고, 급기야 칵테일까지 주문해서 마신다. 마지막 밤을 룸에서 유튜브나 보고 있다면 혼자 여행의 퀄리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짓이다.

풀 바의 음악과 물소리가 섞여 있는 이  공간에 나를 집어넣자. 그리고 기억해야지.

'너, 칵테일도 마시더라. 명퇴하면 술을 제일 먼저 배워 보겠다는 의지가 꽤 강하구나. 조심해. 문 씨는 술쟁이 피가 흐른단다..

봐, 마가리타가 입에 짝짝 붙잖아.'


시간이 더디면서도 빨리 갔다. 처음엔 혼자 어떻게 2주 여행을 하나 했는데 호찌민에서 1박 후 발리로 이동한 이틀 외엔 크게 힘들거나 지치는 것은 없었다. 내일 오후 3시 30분 비행기로 호찌민까지 4시간을 간 다음 6시간 대기 후 또 5시간을 가야 하는 고난의 시간을 생각하니 미리 마음이 힘들지만 집에 가니 괜찮다.


마지막 조식을 천천히 든든하게 먹고 룸으로 들어왔는데 12시 체크아웃 시간까지 아직 네 시간이나 남았다.

어젯밤에 미리 가방 정리를 다 해놨기 때문에 오전 시간이 아주 여유롭다.

어깨와 다리가 찌뿌둥해서 풀장에서 수영으로 뭉친 근육을 푼 후 샤워를 했다.

그리고 입고 온 흰 셔츠를 다리는 것으로 집에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혼자 잘 놀다 간다!

혼자서 이것저것.. 물가가 싸서 너무 좋다
사누르에서 6일 혼자 놀기
스미냑에서 5일 혼자 놀기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하는 여행 @발리 #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