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작은 카페여..
며칠 째 스스로 가두고 있으니 어지럽기도 하고 우울이 깊어진다.
문득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내 구석진 마음을 풀어내고 싶은데 누구에게도 쉽게 전화할 수가 없다는 것이 또 한 웅큼의 먼지가 되어 마음 구석에 쌓인다.
걷자..걸어보자..
병휴직 중에 몸은 아파도 마음은 아프지 않았던 것은 온전히 걷기 덕분 아니던가.
대청천 물은 돌돌돌 흐르고, 덩치 큰 까치들이 앉아 놀기 좋은 앙상한 가지의 나무들이 무심히 서있는 한적한 길을 걷는다.
내겐 목적지도 있다.
산책길의 끝에 있는 카페 수크레빈스.
수크레빈스에 다다를쯤엔 예쁜 그녀들을 오랫만에 조우할 생각에 설레이기까지 한다.
카페엔 불이 꺼져있고 입구에 있던 작은 간판도 떼어져 있다.
폐업 했구나..
마음이 쓰라린다.
친한 친구가 떠난 느낌이 이런걸까.
눌러 놓은 우울한 감정들이 휘몰아친다.
단 한 방울의 물로 컵이 넘치고, 0.000000001도가 결국 물을 끓게 하지.
갑자기 내게 찾아 온 마지막 물 한 방울과 결정적 온도가 나를 당혹시킨다.
기분이 몹시 캄캄하다.
여기서 요시모토 바나나와 김탁환의 소설들을 만났다. 카페 수크레빈스는 한동안 내게 소설 속 이야기를 총천연색으로 그려주는 영화관이었고, 여행지였고, 사색의 공간이며 편한 친구였다.
굿바이, 내 작은 카페여..
Good bye, my little 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