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re you smirking at?
2013년 여름, 중년의 여자 셋이 '프라하에서 보름 살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프라하 국립 박물관에 가기로 한 날 아침에 나는 꽤 어지러움을 느꼈다.
'또 시작이다, 시작이야..'
이젠 별로 놀랄 것도 없는 어지럼증이 보름동안 환상적으로 살 프라하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제니와 지나에게 먼저 국립박물관에 가시라고 하고 나는 혼자 아파트에 남아 약 먹고 안정을 취했다.
12시~1시 사이에 제니와 지나를 바츨라프 광장 어딘가에서 만나기로 했다.
혼자 나갈 채비를 한다.
프라하의 여름 낮은 굉장히 뜨겁다.
만지면 바삭거릴 것 같은 건조함에 모자와 얼음물은 필수다.
'무슨 옷을 입을까..'
낯선 도시 좋다는 게 뭔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노출 좀 있어도 욕
할 사람 없고, 창피할 것도 없다.
지나다니는 서양여자들에 비하면 딱히 '볼 거'라고 말하기도 안쓰러운 싸이쥬다.
노란색 민소매와 끈 원피스를 입고 트램을 탔다.
마침 자리가 있어 앉았다.
그런데 나보다 머리카락이 더 긴 금발 곱슬머리 아자씨가 자꾸 나를 흘끔거린다.
'흠..짜슥아, 고개 돌리라, 고마..' 라는 눈빛으로 응수를 했더니 이 넘 눈길을 내 얼굴에서 점..점 아래로 내린다.
으윽..요것 봐라.
노골적으로 내 볼 것 없는 가슴께에 시선을 꽂는 장발의 노랑머리..
다시 나와 눈이 마주치고 슬쩍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눈썹을 들썩들썩 올렸다.
음흉하다, 이 넘아..!
"Sir, what's so funny about me?"
(내가 뭐 그리 재밌나요?)
했더니 깜짝 놀란 표정이다.
그리곤 뭔가 대답을 할 듯 하다가 고개를 돌렸다.
"Hey, what are you smirking at?"
(여보쇼, 뭘 보고 그리 히죽거리냐고요?)
노랑머리 왈,
"Ehh...me, no English."
그리곤 얼굴을 완전히 돌려 창 밖을 보는 척한다.
가슴골(cleavage) 보이는 옷을 입은 동양여자가 대놓고 물으니 창피했던지,
아니면 정말 영어 울렁증이 있어서 대답을 회피했던지 뭐 둘 중 하나이겠지.
낯선 도시에서 여행할 때 여자라고 절대 만만하게 보여서는 안된다.
특히 동양여자는 더 그렇다.
그저 말 못하고 피한다던지 난감해서 '웃기만' 한다던지 하면 아주 얕보이고 낭패 당하기 쉽상이다.
웃는 건 Yes! 와 동의어다.
10분쯤 후 리파블리끼 역에 내려 바츨라프 광장을 찾아 혼자서 이것 저것 구경하다 제니와 지나를 만나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제니 왈,
"그래도 우리 중 제일 볼끼 많다 아이가, 미리애는~"
앞으론 "자부심있는 A컵" 으로 살아야 할까보다.
* What are you smirking at?
뭐 보고 (기분 나쁘게) 히죽거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