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호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
나는 둔감한 사람이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딱 말하지 못하는 두루뭉술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일에는 참견하지 않는 사람이다. 먼저 도움을 청하지 않으면 손 내미는 것이 실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이다.
사람의 속도 이렇게 모르는데, 자연은 말이 없다. 아니다. 내게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귀가 없었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도 우리 집은 잠기지 않는다.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면 생선 대신 고기를 먹는다.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에어컨을 더 세게 튼다.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내가 불편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창작과 비평은 자연의 소리를 글로 번역해주었다. 덕분에 나 같은 사람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자연을 착취한 것은 누구인지. 책임을 지는 것은 누구인지. 우리는 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지.
산업의 발달로 우리 삶의 질은 향상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산업은 자연을 착취하는 형태였다. 자본가들은 자연을 착취하여 큰돈을 벌었고, 우리는 그것을 소비해왔다. 전문가들은 지구가 이미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우리가 파괴한 자연이 결국 인간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자연을 착취해 돈을 벌어들인 자본가와 그것을 조금씩 소비해온 노동자. 그 독은 누구에게 더 치명적일까?
많은 돈을 가진 자본가들은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기온이 올라가면 냉방장치를 이용하고, 공기가 나쁘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이런 것들을 마련할 여력이 없는 평범한 소비자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개개인으로 따지면 자연파괴에 아주 작은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 자연파괴를 주도한 이들보다 더 큰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자연파괴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도 미비해서, 반대로 보호하는 것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실천은 왜 필요한가. 그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산업구조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기업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자연을 살리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가 바뀌어야 그들이 바뀐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 아직은 이렇게밖에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내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이고, 불편함을 감수할 수 없어서 누군가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를 기다린다. 이미 고통받는 수많은 동식물들을 자연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버린다. 정말 자연 그 자체를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