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도시에는 무엇이 있니?

도시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by Miriam

평소에도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었지만, 최근에는 정말 틀에 박힌 듯한 삶을 살고 있다. 여행은커녕 멀리 나가기도 꺼려지는 요즘, 권태로운 일상이 반복된다.


내가 지내는 곳 근처에는 카페가 많다. 그리고 나는 매일 카페에 간다. 그 속에서도 똑같은 일상을 조금이나마 벗어나고자 같은 곳을 연속해서 가지 않는다. 그렇게 열심히 어제를 피했음에도 결국 자주 가는 카페만 찾게 된다. 다른 곳으로 간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


서영처 시인'도시의 규격'에서 나는 우리 동네를 보았다. 나 말고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를 발견하는 사람이. 거리에는 치킨집과 커피점, 편의점이 가득하다. 가로등과 전봇대가 일정하게 늘어서 있고, 시내버스가 똑같은 아파트 단지 앞을 일정한 시간으로 지나간다.


규격이 있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규격은 안정감을 준다. 편리함을 준다. 어느 도시에서든 우리는 기존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칸칸마다 청구서처럼 입주한 사람들 규격 속에 들어가면 안심이야"


우리는 규격 속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직장을 구하기 위해 작은 증명사진 안에 모습을 담는다. 도시에 살기 위해 일을 한다. 그리고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그러다 보면 사람에도 어떠한 규격이 생긴다. 어떤 도시의 어떤 아파트에는 그 규격에 맞는 사람이 들어간다.


"보도블록 위 껌 자국이 총총하다 블록 틈마다 꽁초가 촘촘하다"


하지만 규격이 정해진 것은 쉽게 대체될 수 있다. 우편함에 청구서는 위태롭게 꽂혀있다. 발 하나 크기의 보도블록에는 껌 자국이 빽빽하다. 블록 틈마저 꽁초가 매우고 있다. 도시의 규격은 정해져 있고, 더 많은 사람이 도시에 들어가기 원한다. 결국 누군가는 도시 밖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그게 내가 되지 않기 위해서, 불안하고 불운해도 귀신고래 등 위에 따개비처럼 악착같이 붙잡고 있다.



P.S. 시의 전문은 '계간 창작과 비평 2020 봄호'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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