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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주 Oct 21. 2022

아침밥 일기의 시작




나의 첫번째 아침밥 기록



2018년 5월 30일, 아침밥 일기를 쓰기 시작하다!     


매일 아침밥을 정성껏 차려 먹고 출근해서 후배들에게 자랑질을 하던 내게, 당시 막내 작가 수민이가


 “언니, 이걸로 인스타 해보세요~” 


라고 제안을 했다. 

뭘 어찌 하면 되냐, 페북은 그간 열심히 해왔는데 인스타는 이상하게 어렵더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나는 꼬꼬무처럼 이 얘기에서 저 얘기로 구렁이 담 넘듯이 타넘어가며 여러 가지 얘기를 한 페이지에 써버리는 말 많은 43세 싱글녀인데다가 설명충이라 도무지 사진 한 두장 올리며 우아떠는 인스타 감성이 맞지 않아 20대 막내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었다. 그리고 해시테크... 그거 참 어려워~ 안 그래도 말 많은데 그 말 다 하고 뭔가 요점 정리를 하라는 것 같아 귀찮기 그지 없달까?     


 “언니, 별로 어렵지 않아요.”     


수민이는 자기 계정으로 해시테그 다는 법, 간단히 업로드하는 법 등등을 알려주며 나의 아침밥 보고를 기다리겠다 하였다. 어쩌면 할 일 많아 죽겠는데 매일 출근해서 제 아침밥 사진이나 보라고 부르는 메인 언니가 귀찮아서 일러준 인스타 업로드 요령일 수도 있었겠으나 그런 것에 눈치라고는 딱히 없는지라 감사히 여기며 아침밥 일기를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야겠다, 단 몇 초 만에 기획에 성공하였다. (이런 스피드의 기획력을 일에도 적용하면 참 좋으련만)     


그리고 다음 날, 날짜까지 턱! 박은 사진을 올리며 첫 번째 아침밥 일기를 올렸다. 날짜를 박은 사진을 올린 것은 실수였다. 뭘 어떻게 하는지 몰라 잘못 눌러서 날짜가 박힌 것인데 그냥 수정하지 않았다. 처음이니까. 처음엔 뭐 다 그런 거 아니겠어? 은근히 아날로그적 감성이 살아숨쉬는 인간이라 이런 것도 한다고. (라고 정당화 했으나 어느 누구도 저것이 나의 실수인지 의도인지 아직도 모른다. 하하하하하하하)

수민이는 나의 첫 아침밥 일기에 댓글을 달아주었다. “언니, 너무 잘하셨어요~”라고.     


2022년 10월 현재.

여전히 나는 아침밥 일기를 올리고 있다. 햇수로 5년째, 만 4년 5개월째. 

별일이 없으면 매일, 아주 바쁜 즈음에는 두 달 정도 일기를 쓰지 못하는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나의 하루는 아침밥을 준비하고 먹으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그 기록을 토대로 먹을 것을 대하는 나의 이야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하루 하루를 대하는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동안 아침밥은 나에게 명상이었고 힘이었으며 나와 나의 하루, 당신의 하루를 사랑하게 한 마음이었기에, 몇 달 째 무기력한, 갱년기를 앞둔 싱글 여성의 치유를 위함이니 수다스러운 아침밥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라. 혹시 아는가? 괜히 아침밥을 꼭 챙겨먹어야겠다는 이상한 생각이 든다던가, 아침밥을 안먹었는데도 배가 엄청 부른 마법 같은 일이 생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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