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P 인간으로 살아남기 8

The time breezes by

by Sheisthelady


어떤 시간은 날아가듯 지나고 어떤 시간은 천천히 여백을 가지고 지난다. 마치 제트스키를 타고 스피디하게 물살을 가르는 것과 바람결에 의존하여 물살과 연대감을 느끼며 천천히 나아가는 세일링 요트를 탄 것과의 차이랄까. 뇌과학자들에 의하면 어린날에는 새로운 자극이 많아서 해마에 저장할 필름들이 많아 시간이 천천히 지나는 반면, 나이가 들면 늘 하던 일들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고 호기심이 적어져서 시간이 빨리 지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따라서 늘 새로운 장면들을 해마에 입력하는 연습을 해야 뇌가 늙지 않는 다는 것).


뇌 건강은 차치하더라도 숨 막히는 여름의 밀도 높은 태양보다는 가을과 겨울의 태양처럼 밀도 낮은, 성근 그물같은 시간들이 좋다. 작은 물고기들은 빠져 나가고 깊은 사유가 필요한 큰 물고기들만 남긴채 내일을 맞을 수 있을터이니까. 시간의 입자들이 볼을 스쳐가는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면 더 행복하고 더 가볍고 더 무심하게 사소한 번민을 털어낼 여유도 있을터이다.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그곳에서 나는 조금의 평화를 얻으리라,

평화가 천천히 스며내리니,
아침의 장막으로부터
귀뚜라미가 우는 곳까지
가만히 흘러내리리라.


예이츠는 호숫가의 평화로움을 노래하지만, 몸이 도심 한가운데 있더라도 나의 영혼은 그곳에서 평화롭게 시간의 바람결을 즐길 수 있을것이다. 물론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면 수시로 새로고침을 해야 하겠지만..


how to be idle and blessed, how to stroll through the fields,
which is what I have been doing all day.

어떻게 한가하게, 그러나 축복 속에서 머무는지,
어떻게 들판을 산책하는지,
나는 안다.
오늘 하루 종일
내가 하고 있던 바로 그 일이다.


메리 올리버의 시처럼 어른이 된 우리는 누구나 어떻게 들판을 산책하는지 알고 있다. 일상을 일상으로 여기지 않고 세일링하는 것처럼 여백을 가지고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시간 맞이하기를 못할 뿐이다. 진눈개비 속에서 흘러가는 시간의 여백을 응시하며 ..


#일상 #시간 #여백 #예이츠 #메리 올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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