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 breezes by
어떤 시간은 날아가듯 지나고 어떤 시간은 천천히 여백을 가지고 지난다. 마치 제트스키를 타고 스피디하게 물살을 가르는 것과 바람결에 의존하여 물살과 연대감을 느끼며 천천히 나아가는 세일링 요트를 탄 것과의 차이랄까. 뇌과학자들에 의하면 어린날에는 새로운 자극이 많아서 해마에 저장할 필름들이 많아 시간이 천천히 지나는 반면, 나이가 들면 늘 하던 일들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고 호기심이 적어져서 시간이 빨리 지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따라서 늘 새로운 장면들을 해마에 입력하는 연습을 해야 뇌가 늙지 않는 다는 것).
뇌 건강은 차치하더라도 숨 막히는 여름의 밀도 높은 태양보다는 가을과 겨울의 태양처럼 밀도 낮은, 성근 그물같은 시간들이 좋다. 작은 물고기들은 빠져 나가고 깊은 사유가 필요한 큰 물고기들만 남긴채 내일을 맞을 수 있을터이니까. 시간의 입자들이 볼을 스쳐가는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면 더 행복하고 더 가볍고 더 무심하게 사소한 번민을 털어낼 여유도 있을터이다.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그곳에서 나는 조금의 평화를 얻으리라,
평화가 천천히 스며내리니,
아침의 장막으로부터
귀뚜라미가 우는 곳까지
가만히 흘러내리리라.
예이츠는 호숫가의 평화로움을 노래하지만, 몸이 도심 한가운데 있더라도 나의 영혼은 그곳에서 평화롭게 시간의 바람결을 즐길 수 있을것이다. 물론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면 수시로 새로고침을 해야 하겠지만..
how to be idle and blessed, how to stroll through the fields,
which is what I have been doing all day.
어떻게 한가하게, 그러나 축복 속에서 머무는지,
어떻게 들판을 산책하는지,
나는 안다.
오늘 하루 종일
내가 하고 있던 바로 그 일이다.
메리 올리버의 시처럼 어른이 된 우리는 누구나 어떻게 들판을 산책하는지 알고 있다. 일상을 일상으로 여기지 않고 세일링하는 것처럼 여백을 가지고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시간 맞이하기를 못할 뿐이다. 진눈개비 속에서 흘러가는 시간의 여백을 응시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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