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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지 Sep 28. 2019

[커리지人] 체대 입시반 체육 교사의 대입 성공 비결

커리지; 월간 단백질 박스

커리지; 월간 단백질 박스 - 바쁜 운동인에게 매월 다양한 단백질 간식을 배송합니다





*커리지는 매월, 영감을 줄 수 있는 운동인을 인터뷰하여 소개합니다.

인터뷰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자 구어체로 작성하였습니다.


© 이기범


이기범

고등학교 체육 교사

체대 입시반 전문

크로스핏터


안녕하세요. 체대 입시반 체육 교사 이기범입니다. 크로스핏터이기도 해요.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체대 입시반을 운영하고 있어요. 매년 약 10명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고, 사설 체대 입시학원과 대등한 수준의 합격 성과를 내고 있죠. 크로스핏을 기반으로, 많은 훈련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제작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2. 크로스핏을 학교 수업에 접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0년에 오키나와에 있는 Crossfit ASIA에서 Crossfit Lv.1을 땄어요. 우리나라 사람 중에선 4번째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당시에는 한국에 크로스핏 박스라는 것도 없었어요. 단지 호기심에 오키나와로 가서 세미나를 들은 겁니다. 미군들이랑 함께 교육 받으면서 크로스핏 레벨원을 땄었죠.


그 이후에 임용시험에 합격했고, 중학교로 발령받아서 4년간 근무했습니다. 그때 당시 체력 훈련 비교 대조군 실험을 실시했죠. 1년 차에는 10명 내외의 동아리, 2년 차에는 30명 내외의 한 학급, 3년 차에는 230여 명 1개 학년, 4년 차에는 전교생 700명을 대상으로 운영했습니다. 교육청 및 지역 기관의 많은 지원이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울산광역시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전교생의 1/3이 입상하게 됐죠. 정말 큰 성과였어요. (웃음)


© 이기범


3.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고충이 궁금합니다.


예체능 계열 학생들은 대부분 자유분방해요. 그래서 자칫 버릇없는 아이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학창시절에 그랬기 때문에 학생들의 행동이 이해돼요. 간혹 다른 교사들과 학생들 간에 트러블이 있을 때 중재 역할을 하곤 합니다. (웃음)


4. 지금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운동하고 하는데, 유독 학교 체육 수업은 별로 재미가 없었던 것 같아요. 학교 수업이어서 그랬던 걸까요? (웃음) 


현재 대부분의 성인이 경험했던 학교 체육수업은 ‘종합상자모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축구, 피구와 같은 구기 운동을 직접적으로 경험했던 동시에, 간접적인 정보 얻기 수준의 등산, 캠핑 이론 교육을 동시에 들었던 세대죠. 일명 백화점식 교육이라고도 해요. 넓고 다양하게 배우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의 세계적인 트렌드는 건강 체력 향상이에요. 물론 현장은 그걸 다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다양한 체육 수업 연구대회가 이뤄지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 현장 적용이 어렵다는 건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상황입니다. (안타까움)


체육 교사마다 각자 체육에 대한 철학이 있기 마련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종합상자모형’처럼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교사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체력중심모형'을 기반으로 삼고 있어요. ‘체육은 체육다워야 한다'는 철칙이 있습니다. 


체육 수업을 통해 학교 폭력이 감소되었다는 둥 혹은 IQ가 상승했다는 둥, 뭐 이런 것보다는 체육을 통해 건강이라도 챙겼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에요. 조금 고전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웃음) 그 수단으로 저는 크로스핏을 택한 거구요. 


5. 선생님께서 평소에 하시는 크로스핏이 체육 수업에도 많이 반영되나요?


네, 물론입니다. 중학교 체육 교사일 때에는 수업 초반에 준비운동으로 크로스핏 웜업을 3라운드 시켰어요. (삼손 스트레칭→오버헤드 스쿼트→윗몸일으키기→슈퍼맨 동작→턱걸이→팔굽혀펴기 각 15회 순환) 2개월 꾸준히 시켰더니 성인도 하기 힘든 운동량을 무리 없이 해내더라구요. 


그 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풋살, 피구, 발야구 등의 구기 종목을 리그전 형태로 실시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크로스핏 웜업이 기초체력의 베이스가 되고, 구기 종목이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종목의 기술, 전술 훈련 형태가 되어 대회에서 좋은 성과가 나지 않았나 싶어요.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체대 입시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금 더 고난도의 동작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주기화 이론'에 따라 거의 크로스핏 선수들 프로그램 수준으로 고안해서 실행하고 있는데 이 성과 역시 대입 실기장에서 상당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요. (뿌듯)

© 이기범


6. 체대는 운동을 잘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인가요?


체대 실기는 사실상 단 시간 내에 많은 인원을 평가 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순발력 위주의 종목들이 많죠. 가령 제자리 멀리 뛰기, 공 멀리 던지기 등등. 유전적으로 순발력이 좋은 학생들이 유리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운동 신경이 별로 없는 학생들도 1,2년 정도 트레이닝을 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요. 저는 그런 학생들에게 역도성 훈련이나 스쿼트, 벤치프레스와 같은 스트렝스 훈련을 많이 시켜요.


7. 체대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체대 입시 전형은 다양합니다. 실기전형만 있는 건 아니에요. 학생부나 성적만 보고 선발하는 전형도 있구요. 면접 점수를 반영하는 면접 전형도 있습니다. 실기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실기전형은 사실 전체 입학 정원의 6~70% 정도예요. 자신이 실기 능력이 떨어진다거나 운동에 재능이 없더라도, 이론적 지식이 풍부하고 이러한 이론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체대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처럼 입시 전형은 정말 다양합니다만, 시간이 충분하다면 운동은 꼭 해야겠죠. 실기 종목은 비교적 단순해요. 멀리 던지고, 멀리 뛰고, 빨리 달리면 되거든요.


실기 종목이 무엇이든 간에 기초체력(근력, 근지구력, 순발력,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은 필수입니다. 기초체력은 항아리의 크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실기 기술은 거기에 담는 물이구요. 항아리 크기가 작다면, 거기에 담기는 기술도 턱없이 작을 것이며, 항아리 크기가 크다면, 많은 기술을 배울 수 있겠죠. 저는 학생들의 기초체력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크로스핏을 택한거구요.


8. 체대 입시 준비는 일찍 시작해야 할 것만 같은데 맞나요?


물론 일찍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긴 합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건 체대가 실기로만 가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실기 능력이 출중함에도 불구하고, 내신 성적이 부족해서 명문 대학에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거든요. (안타까움)


현시점에서 학생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실기에 몰두한다면 내신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기와 내신 성적 중 어느 곳에 더 비중을 둘지 결정해야 해요. 


© 이기범


9. 체대 입시 종목에는 어떤게 있나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동작들로 학생의 신체능력을 평가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종목들은 Z-런(지그재그 달리기), 핸드볼 공 던지기, 제자리 멀리뛰기가 있구요. 부가적으로 윗몸 일으키기와 같은 근지구력 종목이나 좌전굴(앉아 앞으로 굽히기)과 같은 유연성 종목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운영상 유리한, 다시 말해 단시간에 많은 인원을 측정할 수 있는 순발력 측정 종목들이 많습니다.


10. 체대 입시를 준비할 때 꼭 실기학원을 가야 하나요?


실기학원을 다니는 게 유리하다고 봅니다. 공교육 기관에 있는 사람으로서 예상한 대답과 반대인가요? (웃음)  실기 훈련이나 기술 교육을 공교육 내에서 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당연히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유리하겠죠. 


저는 현재 개인적으로 해외 운동 프로그램 사이트처럼 누구나 볼 수 있는, 오픈된 체대입시 훈련 프로그램 페이지를 준비 중입니다. 높은 수업료를 감당하기 힘든 학생들이나, 혹은 지리적 여건 상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이트를 구상 중이에요. 


일일 혹은 주간 운동 프로그램을 공개하여 저마다 다른 환경에 처한 학생들이 같이 운동하고, 또 서로 기록을 비교하며 체대 입시를 준비하면 조금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의미도 있을 것 같구요. (웃음)  


11.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는 때는 언제인가요?


고등학교다 보니 아무래도 체대 입시에 성공한 친구들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작년에 모험한다는 생각으로 꽤 유명한 대학교의 체육학과에, 성적이 그닥 좋지 않은 학생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그 후에 어마어마한 실기 훈련을 시켰죠. 다행히도 그 학생은 실기 점수에서 전체 종목 만점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상위 후보 순번을 받아 추가 합격을 한 사례가 기억에 남네요.


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변화를 목격할 때도 보람을 느껴요. 체력과 운동 기능이 향상될 때, 그리고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힌 학생들이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합니다. 점차 다른 교사분들도 학생의 노력에 대해 인정하고 격려할 때, 그리고 학생들 또한 예절 바르게 변화할 때 보람 있어요.  


- 체육교사 이기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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