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인 듯 숙제 아닌 숙제 같은

어렵고 불편하지만, 나를 다스리는 신기한 힘 : 글쓰기

by Pia

처음엔 재미있었다. 글을 쓰면서도 빨리 또 다른 소재로 새로운 글을 쓰고 싶어 혼자 아등바등했던 시간을 보낼 만큼.. 당시엔 몰랐던 행복한 고민이 어느 순간부터 짐처럼 느껴졌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딱히 끌리는 글감이 없었고 소소한 무언가로 짧은 문장들이라도 쓰고 싶었지만 키보드 위의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글쓰기와 서서히 멀어지고 있을 때 브런치에서 알림을 보냈다. 못 본 지 며칠이 지났다며 돌아오라는 연락이었다. 처음엔 이런 것도 있네 하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지만 계속되는 메시지에 어느 순간부터 내가 잘못하고 있나 싶은 기분이 들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자 다시 한 글자씩 써보았다. 하지만 떠오르지 않는 생각들을 억지로 짜내다 보니 무슨 말인지 모를 아무 말 대잔치에 발행되지 않은 저장 글만 쌓여갔다. 편하게 쓰고 싶지만 아무렇게나 쓸 수는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옭아맨 듯하다.


숙제는 예나 지금이나 미루는 게 맛인지, 하기 싫어 이리저리 도망 다녔지만 종지부를 찍기 위해 다시 노트북을 켰다.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일까, 스트레스받는다고 느껴진 글쓰기가 방금 고해성사하고 나온 것처럼 편안함을 주면서 앞으로 다시 꾸준히 써봐야겠다는 다짐마저 하게 만든다. 이상적인 곳으로 나를 인도해주는 거라 믿으며 끌려가 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새해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