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약이 되려면

밝은 미래를 믿어보는 수밖에

by Pia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는 업무의 일환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전에 전 직원이 바쁘게 일했던 부서가 있었다. 당시 과장님은 적당한 스트레스는 건강에 이롭다는 자기 방어적 멘트로 직원들을 우아하게(?) 독려했다. 실무자로서는 어이없는 말이었지만 체면치레를 하는 부서장의 위치를 이해하려다 보니 웃으며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에도 이곳저곳에서 새로운 직무, 처음 보는 사람들과 여느 직장인처럼 나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얼마 안 돼서 다시 그 옆 부서로 왔다. 일개 조직 구성원이라 명령에 따라 옮겨 다니지만 이번엔 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난생처음 담당자를 찾아갔다. 정리되지 않은 전임자들의 뒤처리를 포함해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 답은 정해져 있고 바뀌는 건 없다는 걸 알지만 갔다. 현 상황이 발생한 이유를 듣고 나의 의견을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긴 세월을 보내야 하는 새 부서에서 나 또한 온갖 수단을 활용해 도망갈 궁리만 할 것 같았다. 상담 후 뒷말 없이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스트레스에 많이 무뎌져가고 있지만 직장인으로 보낸 10년이라는 시간에는 비례하지 않는 것 같다. 당시의 짜증이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그땐 그랬지, 또는 그럴 수 있지 등의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받는 순간만큼은 힘들다. 나중에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되는 게 가끔은 억울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만 손해다. 또 잊고 살아야 한다.(스트레스에 대해 부정적으로 쓰려고 했던 당초 의도와 달리 긍정적으로 써야지 라며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지금도 스스로를 다독이기만 하는 거 같아 조금은 답답하다.)


또 연말이 오고 늘 그렇듯 마무리를 잘 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사람들과 웃으며 지내고 있지만 영혼 없는 사회적 미소를 짓는 나 자신을 보니 좀 서글프기도 하다. 주변의 위로와 치켜세워주는 응원도 무덤덤해진다. 그렇지만 어쩌겠나, 이 또한 슬기롭게 헤쳐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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