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지

모두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말

by Pia

사회초년생, 두 번째 직장에서 만난 직장동료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이 있다. 그럴 수 있지. 건강한 가치관으로 본인의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는 언니였다. 함께 생활하다 보니 그 문구가 익숙해졌고 이제는 나의 언어가 되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떻게", "왜?"에 대한 답이 필요한 상황에 1순위로 튀어나오는 말이 되었다.


누구나 그렇듯 일상을 살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생기고 각자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간다. 혼자 운동을 하는 사람, 술을 마시는 사람, 무시하는 사람, 책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사람, 지인들과 대화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이 있다. 감정소비가 힘들지만 반복되는 일상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 지성인으로서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당사자와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사람인지라 당장은 자기감정을 먼저 살피고 본인이 더 큰 피해자임을 합리화하지만, 불편한 상황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 모두 대화에 임해야 한다. 회피하거나 각자의 입장만 성토하는 장이 된다면 시작조차 안 하는 편이 낫다.


대화에 임하는 자세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두 가지만 생각해보려 한다. 상처 입은 감정을 혼자 추스르고 상대방을 만나는 경우, 바로 상대방을 만나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 최대한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정리할 것인가 다이내믹하게 폭죽을 터뜨리며 상황을 정리할 것인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지만 전자가 건강한 접근법이라 생각하고 따라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럴 수 있지'도 그 과정의 첫 단추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다.


때로는 습관적으로 말하고, 때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맞닥뜨리는 모든 일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만 같아 자기 방어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지금은 나의 마스코트 같은 말이 되었고,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내가 상대방에게 공감의 표시로 해줄 수 있는 가장 담백한 표현이 되었다. 당사자 간, 누군가를 위로해줄 때, 대화의 랠리가 시작되는 편안한 한 마디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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