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이만큼은 누리고 싶은...내 욕심이 과한건가?
카페 11,500원.
점심 18,500
티셔츠 22,000원.
체육복 바지 15,000원.
셔츠 24,500
(이상 옷 3가지는 고딩 딸 봄 옷-교복 대신 입으신단다)
빵 10,500
합계 : 102,000원.
기타, 차비 약간
하루 동안 두 딸들과 나, 셋이서 쓴 돈이다.
다음 달의 돈을 땡겨쓰지 않았다.
즉, 카드를 쓰지않고 체크 카드를 썼다는거다.
쓸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냐?
그닥 많이는 아님.
잔고가 있었기 때문에.
평범해 보이는가?
꼴랑 그거 쓰고 자랑하나? 싶은가?
음식이나 카페 비용, 옷값을 보니 그다지 좋은 음식을 먹은게 아닌게 확실하고 옷도 메이커가 아닌게 확실하구만...
싶으신가?
맞다.
카페에선 2+1 음료를 마셨고
밥집에선, 무게를 재서 계산하는 마라탕집이었는데 조심조심하며 가격이 높지않게 나오도록 신경쓰며 골랐다.
옷은,
로드샵에서 티셔츠하나,
속옷가게 앞 매대에 전시되어있던 체육복 바지 하나,
백화점에서 40프로 세일하던 셔츠를 하나 샀다.
그냥 오기 아쉬워 백화점 푸드코너에 있던 비싸보이는 빵집에서 나름 심혈을 기울여 정말 먹고싶은거 딱 3개를 골라 샀다.
그렇게 그렇게 오랜만에 딸들이랑 쇼핑하며 돈지랄(?ㅋㅋ)을 했다.
집에 와 문득 돌아보니...
아~하루 동안 십만원이 넘는 돈을 그다지 스트레스 안받고 쓰다니~형편이 많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과,
내 나이가 몇인데 요정도의 쇼핑으로 감격하는, 그야말로 빈티지('빈'한 티가 나는 사람)한 사람인가...하는 생각과,
그동안 요정도의 지출을 하기는 커녕
꼭 필요한 딸들 티셔츠 하나, 신발 하나 사줄때도 스트레스 팍팍 받아가며,
어떡하면 지출을 줄여 마이너스를 피할까,
빚을 좀 덜 질까 하는 짱돌 굴리기에 너무도 오래 시달리며 스트레스와 긴장과 우울과 불만이 가득한 채로 살았구나 하는 생각과,
이 정도의 지출이 부담스러워지는 그런 경제적 혹한기가 또 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그렇게 돈을 쓰니 좋니?
낡은 옷과 신발(구멍까지는 나지 않은),
라면만 먹더라도
나보다 어렵고 힘든 이를 돌아보며 할수있는 한 베풀고, 그것에 오히려 감사와 기쁨을 누리며 살수는 없는거니? 하는 생각과,
아니... 쓸데없는 과소비도 아닌데 이정도도 못쓰고 못누려? 그동안 그렇게 못살아온 니가, 니 남편이 무능하고 바보인거지...
하는 생각과...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오가는 것이다.
다들 어떻게들 살고 계시는지?
내가 사는 모습이 대한민국 평균을 훨씬 밑도는,
그야말로 '빈'한 삶인지...
아님 평범한 소시민은 다 고만고만 그래요~하는 삶인지...
문득 궁금해지는 밤이다.
*맘껏 내 속을 까발릴 수 있는,
익명을 보장해주는 <브런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