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야~~
*결혼 20주년 맞이 추억여행 3*
#오빠야
#호칭의 변화
동생에게서 그를 소개받았을 때,
서울 사람인 그는 지방에서 군 복무 중.
지방 출신인 나는 서울에서 직장생활 중.
물리적 거리 때문에 당분간 만나긴 힘들고 우선 편지 교환을 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군인 아저씨랑 펜팔~~
편지를 처음 쓰는데...호칭을 어찌해야할 지 몰라 우리가 사용한 호칭은 형제님, 자매님...
편지 내용은 주로 교회 얘기, 신앙 얘기, 최근에 읽은 책 이야기 등등...
그가 6월 30일에 드디어 전역을 하고 곧바로 7월 1일에 만나기로 했다.
내 직장 근처였던 어린이 대공원 정문 앞에서 장미꽃 한송이를 들고.
장미꽃은 왜냐?
사실은 사진으로만 얼굴을 봐서 잘 못 알아볼까봐...ㅎㅎ
첫만남이 어땠냐고요?
ㅎ 아주 편안하고 얘기가 잘 통하고 그즈음 읽고 있던 책도 비슷하고...
아...정녕 우리는 통하는게 너무 많아 하는 반가움들, 운명인 것 같은 그 느낌적인 느낌(많은 사람들이 그 느낌으로 결혼했다가 나중에 탄식하지. 우린 너무 달라...하면서. me, too 올시다...ㅎㅎ)
계속 형제님, 자매님 하며 만나던 우리, 내심 나는 그 호칭을 바꾸고 싶었다.
그도 느꼈는지 만남이 한달을 넘어가던 어느날 그가 얘기를 꺼냈다.
호칭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뭘로 바꾸면 좋겠냐고.
'뭐긴 뭐예요? 당연히 오빠지...^^'
라고 생각은 했으나
내 답은
"글쎄요...뭐가 좋을까요?"
"오빠라고 부르면 이상할까요?"라는 그의 제안.
"괜찮을거 같은데요. 그럼 이참에 말도 편하게 놓으세요~~^^"(속마음은 웃음 담뿍)
그날 이후부터 그는 쭉 나의 오빠.
공식적인 호칭은 여보, 00아빠, 아범 이지만 여전히 우리끼리는 "오빠~~~".
내가 머리가 하얘지고 얼굴에 주름 자글자글에 검버섯이 펴도 여전히 "오빠야~~"라고 부르고 있을까?~^^
그건 모를 일이지만...어쨌든...난 아직도 "오빠야"가 좋다, 오빠야~~.
아, 호칭 말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