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그의 스타일을 완성하기 까지 어떤 컬렉션과 습작들을 해왔고, 사진으로 정착해 지금에 이르기 까지 빠짐없이 빼곡하다.
그의 인생과 함께 2시간을 걷고서 나의 발길이 닿은 곳은 결국 백자였지만, 그 백자의 아름다움이 나오기 까지 긴 시간동안 여러 다양한 시도들과 고민점을 들여다 본 것이 그의 인생 역작들을 더욱 사랑하고 깊이있고 가치있게 만들었다.
<백자 HA 06 BW PAN> 2005 90 X 180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 백자각발, 조선, 호암미술관
나는 이 작품이 이번 전시에서 가장 좋았다.
질박한 백자발 하나에 우주를 담았다.
고요하고 무한하다.
명상적이고 종교적이다.
사진속에 그 어떠한 장식과 더함 없이, 오히려 있었을 직함 어떤 것들을 들어내면서 완성한 작품이다.
<백자 OSK 03 BW PAN> 2005 90 X 180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 백자필통, 조선,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
이런 결정체 같은 작품 하나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작가가 했을 여러 노력들이 보인다.
대상을 정하고, 그 대상을 찍기 위해 각 기관의 허가를 받는 지난한 노력을 하고 또는 물을 건너기도 하고, 구도를 정하고, 조명을 정하고, 카메라가 빛을 받아내는 여러 경우의 수를 테스트하고, 그래서 찍은 후 백자가 가지고 있는 궁극의 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 정교하고 치밀하게 무언가를 제거해 나갔을 작업들
이 구도와 조명과 카메라 테크닉들은 그냥 정해지는 것이 아니니 무수한 그 이전의 시도와 이 작품을 두고 한 고민 끝에 나왔을 것이고 비범한 소재들을 찍기 위해 작가는 그의 인생의 연을 이용하고 없던 연을 닿게 하기 위해 기나긴 노력과 시간을 들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