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드의 이해 - Major & Minor
기타를 치다 보면 크게 2가지 악보를 보게 되는데, 하나는 일반적인 오선지 악보이고, 다른 하나는 타브 악보이다. 오선지는 높은음자리표 + 박자 + 줄 다섯 개 + 코드 정도로 표현하는 보편적인 악보이고, 타브 악보는 줄이 6개인 기타라는 악기의 특성에 맞춰 육선지와 숫자로 표현하여 운지와 박자를 표현하는 악보이다.
핑거스타일을 연습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이 채보한 타브 악보 + 연주 영상을 기반으로 연습을 해왔는데, 재즈 등의 공부를 할 때에는 코드를 기반으로 설명과 연주가 이루어지던 것이 처음엔 몹시 낯설었다. 심지어 재즈는 리얼북(The Real Book)이라는 재즈 악보 모음집에도 굉장히 엉성해(?) 보이는 오선지와 코드만 있어도 모든 곡이 표현이 될 정도였으니 내겐 모든 것이 너무 신기했다. 물론 숙련된 연주자들은 저기 쓰여있는 코드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즉석에서 코드 변환도 하고 박자도 바꾸면서 연주가 가능하고, 그런 수준이 되면 사실 악보가 문제가 아니긴 하니까.......
코드란 단순히 말해서 조화롭게 들리는 여러 개의 음(Note/Pitch)들의 모음이다. 가장 기본적인 코드는 메이저 코드(Major Chord, M)로, 근음(Bass Note)으로부터 장 3도, 완전 5도 위의 음을 쌓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여러 가지 음들을 추가로 얹거나 바꾸거나 하면서 다양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코드는 C, D, E, F, G, A, B의 7개와 각각 #이나 ♭을 붙여 C# or D♭등으로 표현해서 총 12개가 기본이고, 거기에 7(세븐, Seven), sus4(서스포, Suspended Chord), m(마이너, Minor)등의 추가적인 기호를 붙여 변화를 표기한다. 이것만 해도 이미 36개인데,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 다행인 건 원리만 알면 이 모든 것들을 다 외울 필요는 없다는 점 정도일까?
어쨌든 이런 흥미롭고 신비로운 코드들은 그래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 번 알아보자.
Major Chord, 가장 기본적인 코드다. 1도 + 장 3도 + 완전 5도로 이루어져 있고 여기에 여러 가지 변주를 주는 식으로 다른 코드들이 파생되는데, 이런 식으로 음이 3개 있는 코드를 트라이어드 코드(Triad Chord)라고 한다. 대부분의 악보에서 메이저 코드는 코드의 근음만으로 표기를 하며 근본 중의 근본이라고 보면 되겠다.
보통 메이저 코드를 기타로 칠 때에는 맨 처음 기타를 배울 때 찾아보는 코드표를 따라 연주하게 된다. 위의 타브 악보는 가장 기본적인 코드 운지이고, 보통 이렇게 기타를 시작하게 된다.
'저거 음이 3개보다 많은데 괜찮은 거에요?'라고 생각한다면, 괜찮다. C 메이저 코드를 보게 되면 가장 낮은 음부터 C, E, G, 높은 C, 높은 E 이렇게 다섯 개의 음이다. 여기서 C와 E가 옥타브는 다르지만 음 자체는 같기 때문에 5개의 줄을 튕겨도 나오는 음은 결국 C, E, G의 3개뿐인 것이다.
다만 저음부와 고음부를 모두 연주하기 때문에 기타 하나가 곡을 이끌어 가는 독주 등에선 이런 풀 코드(Full Chord)를 주로 쓰는데, 밴드처럼 여러 악기들과 함께 하는 합주의 경우, 베이스 등의 악기들이 이미 저음부를 잡아주고, 피아노 등의 악기가 메인이 되어 곡을 이끌기에 전체 코드보단 (주로 일렉)기타의 경우에는 풀코드의 일부만 연주하는 방식으로 지나친 음의 중첩을 방지하기도 한다.
Minor Chord, 마이너는 메이저 코드의 구성인 1도-장 3도-완전 5도에서 장 3도만 단 3도로 바꾼 코드이다. 간단하게 메이저 코드의 3도 음에 ♭을 하나 붙인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참고로 마이너 코드에 다른 음을 추가로 붙일 경우 (ex - Cm7) 메이저 스케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 스케일 기준으로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3도뿐만 아니라 6도, 7도도 반음 내려줘야 하는데, 이건 추후 스케일 이야기를 할 때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운지는 조금 복잡해지는데, 기타라는 악기가 '3도 음을 반음 내리세요'라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적용하기에는 인터페이스가 초보자에겐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피아노처럼 직관적인 악기에 비해 코드 구성음을 변경해서 연주하는 것이 좀 까다로워진다. 그래도 일단 위의 코드 운지가 가장 대표적이고 간단한 구성이고, 저만큼만 외워둬도 후에 코드폼의 원리를 이야기할 때 더욱 편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스스톤을 해보신 분들은 '아만보'라는 단어를 알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의 줄임말인데, 원래는 킬각이나 서순 같은 것들을 보는 것에 대한 말이었지만 화성학에 이만큼 잘 어울리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알수록 악보가 다르게 보인다.
이론 자체는 사실 재미가 없다. 나도 지금 공부하는 것을 메모하고 복습하는 것뿐인데도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이니...... 하지만 이런 코드의 원리를 처음 들었을 때의 놀라움은 너무나 신비로웠고, 확실히 내 연주에 많은 도움이 된다. 기타를 적어도 손가락 아프지 않게 연주가 가능하신 분들은 공부할 때에 연주도 같이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항상 평안하고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