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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거진 미러 Oct 27. 2021

자그마치 구 년만의 대화였다.

[MIRROR둔 이야기]


자그마치  년만의 대화였다. 친구목록에 있는 사람들의 생일을 알려주는 카카오톡 서비스 덕분이었다.   친했으나 연락을    너무도 오래된 이에게 축하를 빌미로 메시지를 보냈다. 돌아온 답장의 문체는 예전  친구처럼 여전히 밝았고, 언제 한번 만나자는 말로 마무리 인사를 했다. 그게 벌써  개월 전의 일이다.


 애한테 연락했던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던 날이었다. 낯익은 이름으로부터 괜찮으면 주말에 보지 않겠냐는 메시지를 받았다.   하고도  개월 만에 만난 우리는 중학생으로 돌아간  수다를 떨고 공원을 거닐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약속 날짜를 기약하고 말이다.


생각지도 않게 오래된 인연을 마주칠 때가 있다. ‘하울의 움직이는 에서 소피도 하울을 다시 만나지 않았던가. 성인이  하울은 어린 시절 자신에게   테니 기다리라고 말한 소피를 기어코 찾아낸다. 영화 초반부에  사람이 재회하는 장면 뒤로 ‘인생의 회전목마라는 배경음악이 깔리던 순간을 나는 잊지 못한다. 돌고 돌다 보면 같은 곳을 지나는 회전목마처럼  둘도 시간을 달려 결국  곳에 닿게  것이다.


가까워지려다 끝내 멀어진 사람이 있다면, 지금은 나의 회전목마가 그를 지나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가까운 사이가 되지 못한다며 슬퍼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언젠간 또 만나게 될 거다. 시야에서 멀어지는 그를 보며 나는 이렇게 외친다. 내가 꼭 다시 찾아갈 테니 너는 기다리고 있으라고.


<자그마치 구 년만의 대화였다.>


Editor 정영주

Photographer 배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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