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4월. 바람이 불면 아직도 쌀쌀하지만 햇빛이 쨍할 때는 분명 봄같이 따뜻하다. 요즘은 아이와 함께 거의 매일 산책을 나가곤 하는데 그때마다 내가 눈여겨보는 건 들꽃이다.
우리가 사는 곳에는 특히 데이지가 많이 피어있다. 꽃잎이 하얀 것도 있고 끝이 분홍 또는 자줏빛으로 물들여진 것도 많이 있는데 잡초와 어우러져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 보인다. 따뜻한 햇빛 아래 바람에 살랑살랑거리는 여러 풀들. 그 풀들이 모여 봄의 들판이라는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한다.
그런 들판을 제초 기계가 거쳐가면 제각각 뽐내고 있던 키와 모양을 잃기에 정리가 된 풀밭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나는 아무도 관리를 안 하는 곳을 오히려 선호한다. 설령 그곳이 주차장 옆이더라도 살아있는 풀과 꽃들과 함께 앉아 있으면 마음 깊은 곳에서 행복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