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다이어리 #46
나이가 들면서 음식에 대한 집착이 생긴 무리씨.
어릴 땐 있어도 잘 안먹고 먹어도 남기는 게 많은 무리씨였는데
이제는 하나만 시켜도 될 것을 꼭 2,3개를 시키곤 남기지도 않고 부지런히 싹싹 긁어 먹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먹는 낙이 커진거 같습니다.
몸의 에너지가 부족해서 뭐든 먹는거에 탐이 생긴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2인분을 먹으려 하다니요..
예전에는 밥 한끼 정도는 안먹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제는 끼니를 거르면 기운이 빠지고 기력이 없어집니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노화에 반응을 하는 느낌입니다.
어릴적 어른들이 몸에 좋다 그러면 이것 저것 챙겨먹는 것을 보고 참 유난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
마흔즈음이 되다보니 ‘그렇게 챙겨먹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들어서 그런거였구나’ 하고 어른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힘이 없다보니 뭐가 어디에 좋다 그러면 유난스러워도 귀가 쫑긋해지는 어른이 되어버린 무리씨입니다.
예전에 안먹던 것도 그 맛을 알아가게 되는 무리씨. 맛을 알다보니 많이 먹을 수 밖에요.
음식에 대한 집착은 생에 대한 집착이기도 하다고 누가 그랬는데 식탐은 생겨도 생에 너무 집착스럽게 늙지 않길 바라는 마흔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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