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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리씨 Jul 19. 2019

심다공증 /마음의 구멍

feat노처녀다이어리#66



노화의 느낌은 머리보단 몸이 먼저 알려주죠.
삼십대를 떠나보내려고 하니 딱히 어디가 아픈건 아닌데 기운이 없고 쉬 지치는 무리씨입니다.
비가 올 거 같으면 몸이 축축쳐지고 뼈가 시린것 같기도 하고...
어릴 때 어른들이 몸에 좋은 거 찾아서 먹고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먹는 걸 보고 ‘뭘 저리 유난스럽게 몸을 챙기나.. 그냥 노화를 받아들이면 될 것을.’ 하고 생각했었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그 이유를 조금 알 거 같습니다. 먹고 싶어서 먹는게 아니라 안먹으면 힘이 없고 몸이 너무 힘들다보니 유별난 것처럼 보여도 챙겨 먹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건강보조식품을 잘 챙겨먹는 스타일도 아니고 점점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중년의 나이로 가고 있음이 아직은 잘 적응이 되지 않지만, 건강을 챙겨야 겠다는 필요성이 점점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노화와 호르몬의 변화로 골다공증이 생길수도 있다며 비타민과 칼슘제를 챙겨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골다공증이라니.. 이름이 참 무서운 병이네.. 뼈에 여러개의 구멍이 나는 병..이라니..’
“윽. 그 병에는 걸리기 싫다. 정말 내가 그런 병에 걸리면 어쩌지?” 하고 걱정을 앞세우며 심난해진 마음으로 집에 들어왔습니다.


지친 마음으로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가 한참동안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 봤습니다.


‘난 잘 살아 왔을까? 지금 괜찮은 걸까? 지금 이렇게 지치는 것은 정말 몸의 노화 때문일까?’


침묵 속의 나를 마주하며 알았습니다.
내 몸이 이렇게 지치는 것은 내 몸의 구멍이 아닌 어쩌면 마음에 구멍이 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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