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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리씨 Jul 24. 2019

내 나이의 무게 /소리

#67


제자의 졸업전시를 보러 오랜만에 대학교라는 곳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캠퍼스의 정취는 싱그럽기 그지 없고 어설프지만 마음껏 멋을 낸 아이들이 마냥 귀엽고 이쁘게만 보이는 대학이라는 곳!.
과거를 회상하게도 하고 미소짓게도 하는 그런 추억의 장소가 되어버린 곳을 방문하게 된 마흔의 무리씨.
전시장에 가기위해 교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여학생이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다시 내려 급히 어디를 가길래 무리씨가 얼른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그 자리를 메꿨습니다.
그 순간 ‘삐익~삐이익~!!!’하고 소리가 울렸습니다.
‘어, 이상하다. 아까 그 여학생이 나보다 더 덩치가 컸는데도 울리지 않던 소리가 왜 내가 타니깐 울리지?? ㅜㅜ;;’ 순간 당황한 무리씨.
내려야 하나 마나 고민하고 있는 무리씨를 학생들이 일제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내리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눈치가 보여 내리고는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 내 나이의 무게 때문인가? 요즘 엘리베이터는 나이도 책정하남? 인공지능??ㅡㅡ;’
‘말도 안되는 괜한 자격지심을 하고 있구만!ㅋㅋ’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웃기고 당황스럽긴 하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할 수있는 특권같기도 합니다.

하하하!!!

“내가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된 것들이 많아서 무겁긴 하지! 암!”

이렇게 스스로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하며 다음 엘리베이터에서 무리씨는 마음 편히 제일 먼저 탑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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