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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리씨 Aug 02. 2019

비혼? /비식. 노웨딩

#68



무리씨는 흔히 말하는 과년한 처자, 노처녀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요즘 많이 듣는 말이 비혼주의자라는 말입니다.
한 사람과 오래 연애를 하면서

왜 결혼은 하지 않는지,

연애만 하는 걸 보니 비혼주의자인지,
많이들 궁금해 합니다.


사실 연애를 하다보면 같이 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계속 같이 있고 싶고 헤어지기 싫은 감정은 생기니까요.
하지만 같이 사는 방법이 꼭 결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고 동거를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혼자 오래 살다보니 누군가와 모든 걸 공유하며 산다는 것이 사실 불편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구요. 또 돈이 넉넉하지 못해 각각의 방을 소유하며 살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공간을 얻기도 쉽지 않음이 구차하지만 이유라면 이유일수도 있구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서로의 삶의 방식을 존중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를 오롯이 보고 존중하는 시간을 가지기 보다 가족속에서 다른 역할과 일들로 삶을 대하는 자세가 여유롭지 못하고 힘든 부분이 있을 거니까요.


삼십대를 보내고 이제서야 스스로의 모습을 알게 되고 나를 들여다 보게 되어 스스로의 삶을 대하는 자세를 조금 알게 되었는데 결혼이라는 제도에 들어가서 어려운 형식들을 참아내며 힘들어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굳이 이유를 대자면 이런저런 이유들로 결혼을 급히 하거나 흔히 말하듯 ‘제 때’ 하지 않았을 뿐, 그렇다고 결혼을 안하고자하는 비혼주의자는 아닙니다.
결혼보다 결혼식 같은 행사와 결혼 후 생기는 형식들이 싫을 뿐, 함께 있고자 하는 결혼을 거부하는 건 아니니까요.
살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고,
살다보니 나이들어서야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고,
살다보니 결혼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무리씨는 자신을 제대로 알고 나서야 누군가와 살더라도 그 사람도 그녀도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 결혼은 40에 할 수도 있고 50에 할 수도 있고, 뭐 그런거죠.
2세를 생각한다면 일찍 결혼을 해야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 때문에 삶의 속도를 빠르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철이 늦게 든다고해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무리씨 나이 마흔입니다.
다들 늦었다고 하지만 이제 결혼이라는 것을 한번 해볼까? 하는 고민을 조금 해 봅니다. 물론 결혼식은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결혼식이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결혼을 하여 조금 더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20년 성인으로 오롯이 혼자 살아보았으니 한 20년은 누군가와 살아보고 싶기도 한 그런 마음이랄까요. 그 뒤는 아직 너무 먼 일이라 잘 모르겠구요~ㅎ)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역시 비혼주의자는 아닌거 같고, 음. 비식주의자가 맞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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