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의자에 올라서지 말 것
OFFICER BUCKLE AND GLORIA
PEGGY RATHMANN
첫아이를 낳자마자 친정엄마의 폭풍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뜨거운 국 끓이지 마라.
컵라면 먹지 마라.
아이 따로 재우지 마라.
애 태우고 멀리 가지 마라.
꿈자리 뒤숭숭하면 예방주사 맞히지 마라 등등....... 친정 엄마는 매일 전화하셨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위험천만한 일들을 겪게 될 때가 있다. 조심했는데도 아찔한 순간들이 닥치곤 한다.
친정엄마의 당부대로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기 전까지 나는 뜨거운 국도 안 끓이고 컵라면도 안 먹고 커피포트 사용도 금지했었다.
그러나 안전수칙들은 양육자인 엄마뿐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하나하나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무조건 하지 마라가 아닌 왜 위험한지를 알려주고 이해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이게 또 잔소리가 되기 때문에 그 수위를 조절하는 일은 쉽지 않다.
《OFFICER BUCKLE AND GLORIA는》 이럴 때 꼭 필요한 그림책. 생활 속 안전수칙을 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동화책이다.
아이들이 가장 신뢰하는 경찰 아저씨와 가장 좋아하는 동물 강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이에게 “하지 마라” 하면 듣기 싫은 잔소리가 될 수도 있는데 이 그림책은 재미있게 안전교육을 받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영어로도 배울 수 있으니 여러모로 고마운 책이다. 혹시 작가 페기 래스 맨( PEGGY RATHMANN) 도 어릴 때 선생님과 엄마에게 들었던 잔소리를 기억해뒀다가 동화로 쓰게 된 것이 아닐까.
책 커버에 경찰 아저씨와 강아지가 보인다. 바로 안전지킴이 경찰 버클 씨와 글로리아 Gloria이다.
벨트를 채우는 버클은 바로 안전과 방어의 상징. 버클 씨의 근무 게시판에는 안전 수칙 ‘safety tip’ 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버클 씨가 안전 팁을 보드에 붙이기 위해 바퀴 의자에 올라섰는데 의자가 미끄러지고 있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을까.
“ Never stand on a SWIVEL CHAIR Safety tips #77 ( 절대 회전의자에 올라서지 말 것)” 버클 씨는 얼른 안전수칙 하나를 추가했다. 버클 아저씨는 매일매일 이렇게 생활 속에서 안전 팁을 찾아내고 또 학교에서 안전교육 강의도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강의할 때마다 아이들은 관심도 없고 지루해할 뿐이다. 아이들은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서에 경찰견 Gloria가 오고 버클 아저씨가 학교 강연에 글로리아를 데려가게 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잘 훈련된 경찰견 글로리아와 함께 버클 씨가 무대에 오르자 아이들의 반응은 완전히 바뀌었다. 버클 씨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글로리아는 아저씨 뒤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드디어 아이들이 안전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라 믿고 버클 씨는 흡족해했다. 매일 사건 사고가 터지던 학교에서 마침 그날은 어떤 사건 사고도 일어나지 않아 더욱 보람을 느꼈다. 게다가 글로리아와 학교를 다녀온 다음날은 버클 씨에게 어마어마한 감사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 후 버클 씨에게는 더 많은 학교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오게 되었다. 버클 아저씨는 글로리아와 함께 강연을 다니면서 지역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너무 인기가 좋아져서 더 큰 대학에서도 강연을 하게 되었다.
버클 씨가 대학 강당에서 99번째 의 수칙 "DO NOT GO SWIMMING DURING ELECTRICAL STORMS!(천둥 번개 칠 때 수영을 하면 안 돼요!)”라고 하자 학생들은 일제히 발을 구르며 ” Bravo, Bravo" 외치며 환호하는 것이었다. 버클 아저씨는 마치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 듯 성대하게 강연을 끝냈다.
그런데 그날 저녁 TV 뉴스를 보고서야 버클 씨는 알게 되었다. 인기의 실체가 자신이 아니었다는 것을. 바로 그 인기의 주인공은 바로 글로리아였음을. 버클 씨 뒤에서 글로리아가 안전수칙 묘기를 보여주었다는 것을. 아 글로리아!
몹시 실망한 버클 아저씨는 다음날 학교(Napvill Sachool )에서 강연 요청이 왔을 때 글로리아만 보냈다. 그런데 혼자 강연장에 온 글로리아는 이전의 글로리아가 아니었다. 버클 아저씨가 없으니. 안전 수칙이 없으니 어떤 재주를 부릴 수 있나. 글로리아 혼자서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없었다.
학교에서 버클 아저씨에게 다시 편지들이 날아들었다. 아이들로부터 제발 둘이 함께 학교에 와달라는 간절한 요청들이었다. 그중 아저씨의 가르침에 위기를 모면한 아이의 편지가 버클 씨 마음을 움직였다.
“ ALWAYS STICK WITH YOUR BUDDY(항상 친구와 함께 해라)”
버클 씨의 마지막 안전수칙이다. 번호가 무려 101번이다.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위험들을 찾아내는 일을 버클 씨는 계속해나갈 것이다. 위험은 마침이 없다. 어디선가 호시탐탐 새로운 사건을 준비하고 있다. 102 번째 103번째....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끝없이 솟아난다.
나 또한 큰 아이 작은 아이 둘 다 어릴 때 위험한 순간을 맞닥뜨린 일이 있었다.
큰 아이는 한강 수영장에서 성인 풀장으로 혼자 들어가 빠져 버린 일이 있었다. 아빠와 어린이 풀장에서 놀다가 아빠가 컵라면을 사러 갔을 때였다. 내가 갓난 둘째 아이를 품에 안고 큰애를 주시하고 있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아찔한 순간이었다.
둘째 녀석은 돌 전에 요구르트 뚜껑인 은박지가 목에 걸려 질식할 뻔한 적이 있었다. 갑자기 숨이 막힌 아이를 거꾸로 안고 등을 두드리며 병원으로 달려갔던 그 밤은 지금도 생각하기 싫다.
아무리 주의한다고 해도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위험한 순간들이 복병처럼 찾아온다.
그렇다고 매사에 불안감에 벌벌 떨면서 일일이 주의를 주고 제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자유롭고 편안한 생활을 지속하려면 생활 속에 안전의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밖에만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사고는 집안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요즘 음식점이나 카페들이 노 키즈 존을 실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내 아이의 기를 세워주려고 공공장소에서 예의에 어긋나고 위험한 짓을 해도 제어하지 않는 부모들 때문이다.
아이를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유롭게 키우려는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위험한 일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다. 이 두 가지는 반드시 안전 금지 수칙을 정해야 한다.
맘껏 자유롭되 위험한 것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중 예의는 철저히 지키게 하는 것. 이 두 가지만 엄마가 일관성을 갖고 훈육한다면 어디에서든 아이 때문에 눈살 찌푸리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들은 반대로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장난치며 일거리를 만들고 나를 피곤하게 하면 "안돼" 하고. 반대로 밖에서 타인을 방해하는 일은 오히려 관대하게 둔다는 것이다. 아이는 자유로워야 한다. 엄마는 피곤할 수 있다. 그러나 밖에서 타인을 피곤하게 하면 절대 안 된다.
아이에게 "안돼!"라고 할 때는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부모들은 이것을 무섭게로 오해한다. 무서운 것과 단호한 것의 차이는 뭘까. 오은영 선생님이 그러셨다. 단호하게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방울뱀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라고 " 츠읍. 하지 말라고 그랬지?"가 아니라 " 안 되는 거야"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Never take other people's medicine
다른 사람의 약을 복용하지 마라.
안전벨트를 채워라.
길을 건널 때 좌우를 살펴라.
헤드폰으로 음악 크게 듣지 마라.
버클 아저씨가 당부하는 이 수칙들을 읽고 또 읽고 마음에 새기다 보면 우리도 생활 속에 새로운 팁을 발견하게 된다.
스마트폰 하지 마라.
게임하지 마라.
아래층 시끄러우니까 뛰지 마라. 등등 끝이 없다.
● After Reading
- 버클 아저씨의 안전 팁을 직접 쓰고 그림도 그려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들어
냉장고 문이나 집안 곳곳에 붙여 놓기를 합니다.
(급한 관계로 복사함)
● 작가의 다른 책
THE DAY THE BABIES CRAWLED AWAY
10 minutes till Bedtime
RuBy the copy CAT
Goodnight Gorilla
Bootsie Barker Bites
● http://www.peggyrathmann.com/
"너희들 ~~ 엄마가 집안에서 뛰지 말라고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