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새가 되어 날아가면
The RUNAWAY BUNNY
by Margaret Wise Brown
Pictured by Clement Hurd
《Good night Moon》의 작가 Margaret Wise Brown의 ' The RUNAWAY BUNNY'
어디론가 멀리 도망가려고 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한 동화책이다.
1942년에 출간되었으니 《Good night Moon》보다 먼저 나온 책이다.
엄마 바라기만 하던 아이가 언제부턴가 엄마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때가 온다. 아이가 커 갈수록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더 강해진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심리를 이해하고 미리 그 시기를 대비해보자.
어디로 도망쳐가든 엄마는 나를 찾아낼 거라는 믿음.
" 왜냐하면 너는 사랑하는 나의 아가이니까"
아이는 이런 믿음으로 불안한 시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고 잘 건너갈 것이다.
실제로 나는 우리 아이가 사춘기 때 이 동화책이 든든한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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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달아나고 싶은 아기 토끼가 있었다
" I am running away. 난 멀리 도망갈 거야"라고 아기 토끼는 엄마에게 말했다.
“ If you run away , I will run after you for you are my little bunny."
네가 도망가면 난 너를 쫓아갈 거야, 왜냐하면 넌 나의 아기 토끼이니까"라고 엄마는 말했다.
그러자 아기 토끼가 말했다.
"If you run after me, I will become a fish in a trout stream and a will swim away from you."
엄마가 날 쫓아오면 난 송어 냇가의 물고기가 되어 헤엄쳐 도망갈 거야."
엄마가 말했다. "네가 송어 냇가에 물고기가 되면 나는 어부가 되어서 널 잡고 말 거야 "
낚시도구를 챙겨 냇가로 간 엄마가 아기 토끼를 잡기 위해 쓴 미끼가 당근이다.
당근 아기 토끼는 엄마에게 낚일 수밖에.
어딘가로 도망갈 궁리만 하는 아이의 마음을 그린 장면들은 흑백의 드로잉으로 세심하게 표현했다.
반면 '네가 어딜 가든 끝까지 쫓아가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엄마의 페이지는 강렬한 의지를 반영한 듯 화려하게 채색을 했다. 아이와 엄마의 상반된 마음이 일러스트에 재미있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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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날 찾아내면 나는 산꼭대기 바위가 될 거야. 네가 산꼭대기로 도망가면 난 등반가가 돼서 널 찾아낼 거야. 엄마가 등반가가 되면 나는 아무도 모르는 정원에 크로커스 꽃이 될 거야. 네가 꽃이 되어 정원에 숨으면 엄마는 정원사가 되어 널 찾아낼 거야.
아이는 어떻게 하면 엄마가 찾아내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칠까 궁리하고 엄마는 어떻게든 널 찾아서 반드시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든 아이를 찾아내 낚아채 오기만 하던 엄마의 마음에 변화가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
아기 토끼가 이번에는 " 나는 바다에 돛단배가 될 거야"라고 하자 엄마는 "네가 돛단배가 되면 나는 바람이 되어 내가 원하는 대로 너를 몰아갈 거야" 한다. 아이가 커갈수록 도망가는 범위도 넓어지고 엄마의 대처법도 달라진다.
"I will be a bird and fly away from you."
" If you become a bird and fly away from me, "
said his mother " I will be a tree that you come home to"
요리조리 도망 다니던 아기 토끼는 엄마에게 말했다.
"나는 새가 되어 멀리 날아갈 거야"
이 부분에서 나는 멈칫했다. 잠시 생각했다.
새가 되어 날아가면 엄마는 어떻게 하지? 하늘에 그물을 치나? 포수가 되어 잡아야 하나?
그러나 여기서 엄마는 말했다.
"네가 새가 되어 날아가면 나는 나무가 될 거야. 네가 언제든 집에 올 수 있게."라고.
지금 읽어도 이 부분은 뭉클하다. 시리다.
그림 속에 엄마 토끼 나무는 팔을 벌리고 있다. 집을 나갔던 새가 돌아오고 있다.
새장을 벗어나 제 맘대로 떠돌던 새는 언젠가는 엄마가 있는 나무 둥지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나무는 새를 쫓아갈 수 없다.
세상을 맘껏 날아다니다 지친 날개를 쉬러 올 한 마리 작은 새.
엄마는 나무가 되어 기다리는 방법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들로 산으로 바다로 도망 다니던 아기 토끼는 결국 지쳐서 "그냥 나는 엄마의 아기 토끼가 될 거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아기 토끼에게 엄마가 말한다. " Eat carrot!"
집을 나갔던 자식이 돌아오면 모든 어머니들은 가장 먼저 따뜻한 밥을 차려낼 것이다.
이 책을 답답해하는 엄마들도 있다. 헬리콥터 엄마처럼 아이를 일일이 간섭하며 쫓아다니다가 결국 집으로 데려와 품에 가두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마마보이 마마걸로 아이를 키우려는 엄마의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 팔 벌린 엄마 나무를 보면서 이 염려를 씻어냈다.
어려서부터 아무 곳에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내 작은아기 토끼는 중학교 1학년 때 가출을 감행했었다.
이유는 학교에서 한 시도 숨을 쉴 수 없다고 했다.
청소년 보호소에서 이틀을 보내고 집에 돌아온 아이는 학교를 자퇴했다. 그 후 검정고시를 보고 미국의 예술고등학교에 갔다.
혈혈단신 연고도 없는, 가본 적도 없는 나라로 딸아이를 보내면서 나는 이 책을 가슴에 새겼다.
너는 내 품을 떠나 날아가는 한 마리 새. 엄마는 나무가 되어 기다리고 있을게.
"사랑하기에 멀리 떠나보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얼마나 이 말을 가슴에 새겼는지 모른다.
( 아이가 한국을 처음 떠나 던 날 공항에서. 떠날 때 짐을 꾸린 것을 그림으로 남겼다. 2011)
몇 년째 나는 딸아이를 만나지 못했다.
아이는 방학 때도 집에 오지 않고 여러 나라의 레지던스 생활을 전전하고 있다.
세계가 흉흉하여 불안할 때마다 나는 백석의 춥고 외롭고 정한 <갈매나무>를 생각한다. 그리고 딸아이와 함께 읽었던 팔 벌리고 선 이 동화 속에 엄마 토끼 나무를 잊지 않으려 한다.
나의 아기 토끼들이 내 품에서 동화책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달라던 그때를 그리워한다.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들을....... &
● 작가의 다른 책
-When the wind blew
-Bumble Bug and Elephants
-Don't Frighten the Lion
-The important Book
-Wait till the Moon is Full
● My Girl's Art Activity ( 6개월 때부터 방바닥에 그림을 그리던 아이의 현재 활동)
Performance in Narbonne. 2013 Istanbul. 2014
2015 MICA. Baltimore.
September 9 - December 15, 2017 Group exhibition featuring Young Arts. Mi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