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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상이 Aug 29. 2023

텅 빈 가을의 한 모퉁이에서

인천 코스모스 소녀가  8



가을 

    

텅 빈 가을의 한 모퉁이에서

내 마음은 혼자 서 있는다   

  

아득한 긴 그림자의

꼬리를 이어

고즈넉이 밝아오는

아침 햇살을 받아   

  

찬 이슬의 영롱한 빛이

가을의 싱그런 미소를 받아

수정 빛으로 빛난다  

   

텅 빈 가을의 한 모퉁이에서

내 마음은 그렇게

서 있는다     


good by   79. 9 19   

  

-뒷면-

     

※ 이건 내 경험론인데

「잠은 잘 수록 더 온다」는 그 이름도 거룩한 “ㅇ경론”  ( 잊지 마)

 이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ㅇㅇ 론> 자신이 이름을 넣은 것이다.

 이렇게 이 여학생의 이름을 추측한다. ’ㅇ경‘     

※노력의 대가는 항상 있기 마련

너희도 곧 시험을 보겠지

다시 한번 더 좋은 성사가 있길

※ 졸작이야

마음 내키는 대로 손 가는 대로 써 보았어 ( 형편없다고 말하지 마)

※ 난 코스모스를 가장 사랑해 그다음은 국화        


                                   인천 코스모스 소녀의  자작시  / 뒷면 낙서장




             

ㅇㅇ ---     

 ? ? ? ? ? ? ? →

한 해가 그리고 칠십 년이 하이얀 재를 남기고 서서히 하루가 저물어 가듯 칠십구 년이 저물어 가고 있구나! 난 언제부턴가 겨울을 미워했지 하이얀 눈을 제외하곤

겨울의 모든 것을, 퇴색해 버린 겨울, 잿빛 하늘의 겨울, 모두가 정말 싫었어.

그 겨울에 그 추운 겨울에 너마저 날 춥게 만드는구나!

오늘 하루는 너무 우울했어.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은 철저하도록 슬프고 철저하게 배반당한 것 같은

그런 기분이야

내 말 이해하겠니?

인사가 늦었구나. 잘 있었니?

겨울 방학이 되었구나

멋지고 보람된 훌륭한 겨울 방학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지.

난 겨울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꼭 하고 싶었는데

엄마 아빠가 허락하지 않으셔

하지만 왠지 꼭 하고 싶다.

너는 겨울 방학 때 무얼 할 거니?

너무 오랜만에 쓰는 편지라서 그런지 도무지 어색해서 더 이상 쓰고 싶지가 않구나

大望의 80년도엔 새로운 삶을 모색해 볼 계획이야.    

 

                                           79. 12. 19.  Merry Christmass       

                       


 79년이면 언제인가, 40년도 더 지났다, 아, 세월이여!

79년생 조카가 지금은 애를 낳고 학부형이 되었다.  

   

79년 9월과 연말에 쓴 편지다. 9월에는 시를 써 보냈다.

외국 번역시 분위기의 자작시이다.

저 나이 때 소녀는 누구나 시인이지.

소녀는 지금도 시를 쓰려나 궁금하다


앞으로 이 여학생의 편지가 더 있을지 모르지만 (분명 더 있겠지)

이 소녀를 “인천에 코스모스”라고 불러야겠다.     

  

이름을 'ㅇ경'으로 추측하는 인천 코스모스 소녀는 배반감을 느끼고 있다.

내 맘 같지 않은 너

내가 더 많이 사랑해서 외로워지는 마음

그러나 자존심 때문에 직접 말 못 하고

“텅 빈 가을의 한 모퉁이에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너 때문에 겨울이 춥다”라고 말하고 있다

도대체 이 남자는 어려서부터 무슨 짓을 한 거냐.

   

“ 진짜 개 어이없네, 아빠는 어른이고 멋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

딸내미가 내가 올리고 있는 이 글을 읽고 이렇게 어제 말했다.


“ 저 때는 아빠가 어른이 아니지 애지, 철없는 애지”라고 내가 말했지만

어른이 되었다고 나이 들었다고 인간이 과연 달라지고 그리 성숙해질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   

그래도  딸내미가  아빠가 어른이고 멋있는줄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남자는 성공한 남자다. 앞으로 점점 개 어이없어 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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