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탁은 요즘 탁구장에 갈 때마다 여러 조언을 듣고 있었다. 동호회 회원들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세, 스윙, 라켓 잡는 법 등 여러 가지를 설명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 중에서도 기승 회장은 자세의 중요성에 대해 특히 강조했다.
“제일 중요한 건 자세야,”
기승 회장이 말했다.
“어떤 운동이든 자세를 정확히 배워야 실력이 늘지. 라켓을 잡는 방법부터 팔을 스윙하는 방법까지. 스윙은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 눈썹 앞에서 멈춰야 해.”
봉탁은 그 조언을 듣고 마음속으로 되새겼다. 코치님과 영환이도 매일 연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으니, 어디서든 틈틈이 자세를 잡아보려고 노력했다. 집에서도 거울 앞에 서서 스윙 연습을 하곤 했는데, 생각보다 자세를 완벽히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매번 코치님이 지적해줄 때마다 봉탁은 자세 잡기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실감했다.
어느 날 탁구장에 갔을 때, 봉탁은 검은 피부에 짧은 머리를 한 회원이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그는 얼마 전 동호회에 새로 등록한 ‘조형’이었다. 조형은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체격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탁구는 그에게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봉탁이 보기에도 조형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볼박스에서 혼자 쉼 없이 공을 튕기며 연습하는 조형을 볼 때마다 봉탁은 그 성실함에 감탄했다. 매일같이 탁구장에 와서 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모습은 진정한 탁구의 재미를 찾은 사람 같았다. 가끔 조형과 공을 주고받을 때면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서로 탁구를 즐기는 모습이 봉탁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
동호회가 보통 저녁 9시에 끝나지만, 조형은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10시까지 탁구장에서 남아 계속 연습을 이어갔다. 봉탁은 그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열심히 하면 실력이 금방 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도 그렇게 시간을 내고 싶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봉탁은 집에서 아내와의 일상을 떠올리며, 마음 한편으로는 탁구 연습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아내에게 그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