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영어공부 이야기 19
a.k.a 다신 하지 못할 짓
이제 완료시제를 끝마치고, 완료진행시제로 넘어가기 전에 내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졌다.
연말이기도 하고, 그냥 그런 기분이 든다.
다시 과거 학원 다니던 시절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보자면,
영어회화 학원이라기에는 좀 이상하고, 한국어 말을 틀어주면 1~2초 동안 그 한국어를 영어로 바꿔야 하는 학원을 다녔다. 이름하야 말트영, 말이 트이는 영어였다. 말트영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문장을 외워버렸다. 물론 그 문장을 외우기 위한 연습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그것만 하고 편하게 영어를 읽고 쓸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기에는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내가 영어를 잘하는 편이라고 말은 못 하겠다. 여전히 영어단어를 찾고, 발음을 찾아 읽고 지금도 계속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아마 꾸준함의 차이 아닐까 싶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루틴화 하는 게 제일이다.)
내가 말트영 외에 했던 것은,
중학영어 문법책 외우기
지금은 이미 절판된, 어느 출판사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문법책이 1,2,3 권 시리즈로 있었다.
그 책을 강사님이 추천해 주셨고, 이걸 어떻게 공부를 할까 싶어 고민하다가
문법책에 나와있는 예문을 모조리 정리해서 외워버렸다.
당시 나는 전화영어에 푹 빠져있었고, 나와 같은 전화영어 러버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면서 매번 그 문장을 외우고, 같이 시험 봐주고 했었다. 그렇게 한 300~400 문장을 외웠다.
단순 문장 외에도, 어떤 단어에 오는 전치사 예를 들면, on Monday In June 이런 월에는 in이 요일에는 on 이 와야 하는 것도 모조리 외워버렸다.
중학영어 단어장 외우기
강사님이 또 추천해 주신 영어 단어장이 있었다. 중학 기초, 중학 중급 이렇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걸 예를 들어 1,2,3,21 단원 이렇게 다섯 개 단원씩 매일같이 몇 번씩 쓰는 깜지를 했었다. 그리고 그걸 다 하면, 테스트가 있었는데 영어를 보고 한국어 뜻을 쓰고, 한국어를 보고 영어를 쓰는 시험으로, 심지어 한국어 뜻은 거기에 제시된 뜻을 다 써야 했다.
그 시험을 80% 이상 통과해야 다른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화영어
전화영어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강사님이 반대하셨다. 내가 말하는 문장은 대부분 불완전한 문장일 것이므로 괜히 그렇게 전화영어 하다가 문법에 맞지 않는 버릇이 붙어버린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나는 이미 전화영어라는 매력에 맛을 본 터였기에,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아주 잘한 짓이었다.
영어강사 활동
인턴 생활을 끝내고, 약 1년 동안 위의 것들을 하면서 지냈다. 돈도 안 벌었고, 그냥 학원에 처박혀서 계속 외우고 공부하고 쓰고 읽고 했다. 그때 20대였고, 물론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어를 포기할 수 없었다. 잘됐다 싶었고 인턴을 끝으로 그냥 내달렸다. 그리고 딱 1년이 지나니 돈이 다 떨어졌다. 그래서 뭘 할까 하다가 내가 배운 것을 기초로 강사활동을 시작했다. 가르치고 배우는 걸 한꺼번에 하면 더욱 내 실력이 올라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시작할 때 이야기를 하면 정말 눈물 찔끔 날 정도로 쉽지 않았지만 시작하고 나니 이어서 할 수 있었고,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학생을 가르쳤다.
이외에도 숱한 스터디를 했다. 스터디는 다음기회에 이야기해보겠다.
아마도 이 내용이 어려우실 분도 계시겠지만, 참고 가다 보면 다시 처음부터 차근히 문법이야기를 할 때가 온다. 기본 중 기본이니 어려워도 일단 머리에 넣어두고, 계속 공부하면서 마음에, 뼈에 새겨, 언제 어디서든 당황하지 않고, (물론 당황할 것이다) 할 말은 하며 살자.